국내 모바일 앱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논의가 본격화된다.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 독점 체제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국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정현·김현정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는 '국내 앱마켓 공정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27일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앱 공정성 연대(Coalition for App Fairness, CAF)가 주관하는 이번 간담회는 모바일 앱 생태계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시장 개방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의 핵심은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가 진행하는 기조연설이다.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를 이끄는 스위니 CEO는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법정 투쟁의 선봉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 유럽연합,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규제를 속속 도입하며 모바일 앱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발맞춰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소비자들에게 더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3자 앱 마켓 설치와 외부 결제 시스템 허용과 같은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팀스위니 대표
팀스위니 대표

 

현재 국내 모바일 앱 시장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플랫폼은 높은 수수료(30%)를 부과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 사용을 강제하며, 앱 심사와 정책 변경을 통해 개발사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어지는 발제에서는 국내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문제점들이 다뤄진다. 김호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 시민사회의 활동으로 본 국내 게임사 등의 구글·애플 인앱결제 관련 피해 사례 고발 및 대응 방안'을 통해 실제 피해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이 관련 수수료율을 4~6% 수준으로 일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호림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게임와이 촬영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이 관련 수수료율을 4~6% 수준으로 일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호림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게임와이 촬영

 

김종원 원스토어 팀장은 '플랫폼 파워의 이면: 시장 지배와 혁신, 그리고 규제'를 주제로 국내 대안 앱스토어의 관점에서 현재 시장 구조의 문제점을 짚어볼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3대 통신사와 네이버가 함께 만든 앱마켓으로, 구글·애플 독점 체제에 맞서는 대표적인 대안 플랫폼이다.

발제 후에는 고삼석 동국대학교 AI융합대학 석좌교수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조주연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정책기획과장, 한석현 서울YMCA 실장이 패널로 참여해 정책 방향성에 대한 심층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앱마켓 공정경쟁 정책이 논의되는 첫 번째 공식적인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빅테크 플랫폼 규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2020년부터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구글과의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날 스위니 CEO의 발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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