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한국 기자들과 만나 삼성과의 소송 합의, 구글·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 한국 규제 환경, UGC 생태계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공정 경쟁을 보장하려는 법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앱 마켓 독점 문제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니 대표는 25일 ‘언리얼 페스트 서울 2025’ 첫날 키노트 발표 직후 진행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삼성과는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왔으며, 일부 논쟁이 있었지만 원만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합의 조건은 공개할 수 없지만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이미 미국과 호주에서 승리했고, 영국에서 남은 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싸움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앱 마켓 규제 환경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스위니 대표는 “한국에서 앱스토어 독점 방지 법제가 도입됐지만, 구글과 애플은 법의 취지를 따르지 않고 있다”며 “서드파티 결제에 26%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치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은 글자가 아니라 의도를 지켜야 한다”며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경쟁사 스토어를 개방해야 진정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법제 동향을 언급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는 공정 경쟁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애플과 구글의 로비스트들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역시 미국의 보복을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제가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펍지 스튜디오의 UGC 생태계와 관련된 질문에는 언리얼 엔진의 개방형 툴 지원 구조를 설명했다. 스위니 대표는 “언리얼 엔진 5에는 에디터와 툴을 활용해 커뮤니티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펍지뿐 아니라 모든 개발사가 활용 가능한 구조”라며 “앞으로 언리얼 엔진 6에서는 새로운 API와 스크립팅 언어가 추가돼 게임 개발 자체의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게임 아이템을 여러 게임 간에 호환하는 개방형 경제, 이른바 오픈 메타버스를 통해 게이머의 투자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스위니 대표는 AI 활용 전망, 상표권 논란, 글로벌 파트너십,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 등을 언급했다. 그는 “3년 내 AI가 게임 개발 생산성을 3~10배 높일 것”이라며 “특히 작은 개발사들이 큰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표권 분쟁으로 거론된 에피드(Epid)에 대해서는 “소송 의사 자체가 없었으며 단순히 상표 절차상 반대 의견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디즈니 IP와의 협업을 통해 상호 호환되는 아이템 경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산업 재편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 게이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몰입도와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주고 있다”며 “게임 산업을 존중하는 문화가 강해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한국 음식 중 누룽지를 특히 좋아한다”며 개인적인 일화도 전했다.
[인터뷰 전문] 언리얼 페스트 서울 2025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Q. 삼성과의 합의 조건과 구글·애플 소송 준비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A. 삼성과는 오랫동안 좋은 파트너십을 이어왔습니다. 일부 논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합의 조건은 이미 알려진 것 외에는 공개할 수 없지만,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의 경우 미국과 호주에서 이미 승리했으며, 영국 소송이 남아 있습니다. 이 싸움은 2020년부터 시작됐고, 그 이후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규제 당국과 입법 기관이 이들의 비즈니스 관행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며, 결국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공정 경쟁의 기회가 생기고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 봅니다.
Q. 한국의 앱마켓 규제 환경과 인앱 결제 문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A. 한국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법이 통과되면 기업이 이를 준수할 것이라 가정하는데, 애플과 구글은 법의 글자가 아니라 의도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준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외부 결제에 26%라는 끔찍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죠.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진정한 경쟁이 있으려면 외부 결제 시스템에도 자율 경쟁이 가능해야 하고, iOS와 안드로이드에 경쟁 스토어를 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신규 게임 공급이 늘어나고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미국과 유럽 등지서 반독점 움직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미국 행정부와 법무부는 공정 경쟁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애플과 구글의 로비스트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때로는 행정부가 운영하는 것인지, 로비스트가 운영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공정한 경쟁도 보호하려고 합니다. 유럽의 디지털법, 한국의 법처럼 공정 경쟁을 위한 규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 역시 미국의 보복을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제적 경쟁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AI와 언리얼 엔진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앞으로 3년 내 게임 개발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AI 어시스턴트를 통한 코드 생성은 이미 시작됐고, 생산성이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작은 기업일수록 큰 혜택을 볼 것이며, 아트와 콘텐츠 제작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AI 캐릭터는 포트나이트에 이미 적용해 실험 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AI 캐릭터와 대화하는 것이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가 될 것입니다. AI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게임을 참여형·몰입형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Q. 상표권 관련 이슈, 그리고 펍지 UGC 생태계 지원은 어떻게 보시나요?
A. 에피드(Epid) 사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의사 자체가 없었으며, 단순히 상표권 등록 절차에서 반대 의견을 제출했을 뿐입니다. 한국 당국이 에피드 등록을 인정했고, 저희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유사한 일이 있으면 반대 의견을 낼 수는 있겠지만, 이는 평범한 절차입니다.
펍지의 경우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UGC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언리얼 엔진에는 이미 커뮤니티가 콘텐츠를 제작·공유할 수 있는 툴과 에디터가 포함돼 있습니다. 앞으로 언리얼 엔진 6에서는 새로운 API와 스크립팅 언어가 추가돼 게임 개발 방식 자체가 바뀔 것입니다. 저희는 게임 간 연결을 통해 개방형 경제, 오픈 메타버스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게임 아이템이 여러 게임 간에 호환된다면 이용자들이 더 확신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회사에 기회가 될 개방형 경제이며, 산업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길이라고 봅니다.
박성철 대표 : 계약서 자체가 유저가 모드나 UGC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작성돼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Q. 글로벌 파트너십과 산업 전망은 어떻습니까?
A. 훌륭한 게임사라면 누구나 파트너십을 맺을 의향이 있습니다. 디즈니와도 협업 중이며, 마블 등 IP가 활용될 예정입니다. 디즈니 게임 월드와 포트나이트 게임 월드가 있다고 할 때, 아이템을 서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 산업 전체를 재편할 수 있는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Q. 한국 시장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한국은 세계에서 게임 몰입도가 가장 높은 시장이며, 게이머들의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어느 나라보다 강합니다. 게임 산업에 대한 존중도 크고, 창의성에서도 잘 준비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게임을 엔터테인먼트로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다릅니다. 무엇보다 한국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에 쏟는 열정과 사랑은 특별합니다.
박성철 대표 : 개인적으로는 누룽지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번 체류 동안에도 누룽지가 있는 식당만 찾을 정도였습니다.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 실제로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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