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의 신작 ‘언디셈버’가 지난 13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언디셈버는 국내에서 개발한 핵앤슬래시 RPG로 기존 핵앤슬래시 게임들의 재미를 계승하면서 언디셈버만의 개성을 담아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전체적인 느낌은 지난 프리뷰와 핸즈온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패스오브엑자일에 디아블로3를 더해 한국 게임의 정서를 한 스푼 얹은 느낌이다. 그런데 논문 몇개를 독파해야 하는 수준의 진입장벽을 자랑하는 POE와는 달리 비교적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언디셈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도’다. 이용자는 룬 캐스트라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 스킬 룬과 링크 룬을 배치하며 자신만의 스킬 조합을 구성하고, 조디악 시스템으로 능력치와 특성을 변경하여 특색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타 핵앤슬래시 게임들은 캐릭터가 직업별로 구분되어 있어 해당 캐릭터를 선택하면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스킬 빌드나 장비를 장착한다. 때문에 다른 스킬을 사용하고 싶다면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해야 했다.

하지만 언디셈버는 장비, 룬, 조디악 3가지를 교체하면 언제든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따로 육성할 필요가 없다. 이는 분명 자유도를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인챈트 시스템은 재화를 이용해 장비의 등급을 높이거나 옵션을 변경하는 점에서 타 게임과 비슷했다. 여기에 자신이 설정해둔 옵션들이 등장할 때까지 자동으로 인챈트를 시도하는 기능을 추가해 유저들의 수고를 덜어줬다.

룬 시스템은 정해진 공간 내에서 스킬 효율을 높여야 하는 점과 사용하는 룬이 많아질수록 공간 활용이 중요한 점으로 인해 어떻게 룬을 배치할지 머리를 쓰는 부분이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언디셈버의 룬 시스템, 사진=게임와이 촬영
언디셈버의 룬 시스템, 사진=게임와이 촬영

 

이전까지 ‘클래스의 자유’를 외친 수많은 게임이 근접, 원거리, 마법 등 최소한의 기준은 세워둔 것과 달리, 이 게임은 장비와 ‘룬’을 바꾸어 끼는 것만으로 근접에서 원거리로, 또 원거리에서 마법사로 곧바로 전투 스타일을 변경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자유도를 지니고 있다.

기존 핵앤슬래시 게임에서 룬은 스킬의 특성을 더해주는 등의 보조적인 수단이었다면, 언디셈버에서 룬은 스킬 자체를 보유하고 있는 ‘스킬 룬’과 이를 보조하는 ‘링크 룬’이 등장한다.

먼저 ‘스킬 룬’은 헥사 모양으로 구성돼 있으며 캐릭터 스킬과 주변 ‘링크 룬’을 장착할 수 있는 슬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킬 룬’은 크게 근접, 마법, 원거리 등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활을 장착할 경우 원거리 특성을 가진 ‘스킬 룬’을 제외한 근접 형태의 ‘스킬 룬’을 사용할 수 없고, ‘룬 캐스트’에 다른 형태의 ‘스킬 룬’을 장착할 수는 있어도 사용할 수는 없는 식이다.

아울러 ‘스킬 룬’의 슬롯은 위치와 색상(빨강/초록/파랑)이 모두 다르며, 슬롯 색상과 동일한 색의 ‘링크 룬’을 장착해야 강화 효과가 적용되기 때문에 파밍을 통해 여러 스킬룬을 획득하고 이를 적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디악은 캐릭터의 스탯과 특성을 결정할 수 있도록 맵을 펼쳐나가는 시스템인데, 특성의 경우 본인이 어떤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해 나갈 것인가에 따라 다양한 방면으로 노드를 연결해 나갈 수 있다. 이는 POE와 일맥상통하는 시스템이지만
그보다 라이트하고 가시성 또한 좋다.

'노드'를 연결하는 조디악은 POE와 비슷
'노드'를 연결하는 조디악은 POE와 비슷

 

다만 불편한 점이라면 아이템, 스킬룬, 링크룬 마다 사용되는 재화가 다수 존재해 창고를 점령해버린다. 물론 가방, 창고, 에센스 가방 등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편의성 과금요소가 존재하지만, 가격이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다.

에센스로 가득한 가방과 창고
에센스로 가득한 가방과 창고

 

패스오브엑자일의 경우 이용자가 게임에 대한 이해를 어느정도 마치고 액트를 거의 끝마친 상황에서 파밍을 시작할 떄 이런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시점에서의 과금이라면 이용자는 게임을 장기적으로 플레이할지, 불편한 상태에서 플레이할지, 여기서 중단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언디셈버의 가방 및 창고 압박은 비교적 초반부부터 느껴지는 불편함이기 때문에 게임을 얼마나 플레이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금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불편한 상태로 플레이하면 된다. 그리고 추후에 장기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과금을 해도 되는 부분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대로 바로 옆에 좋은 선례가 있는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은 '꼬접(꼬우면 접어라)'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장비, 룬 연결 옵션, 색채 옵션 등 많은 인챈트 시스템이 있는데 이를 해결해 주는 NPC들이 각각 다르고 동떨어져 있다. 물론 장르 특성상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귀찮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가방이 부족하기 때문에 에센스들을 창고에 몰아놓기 마련인데, 창고에 재화가 들어가있을 경우 인챈트를 하지 못하는 옵션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재화가 어느 옵션에 적용되는지 완전히 숙지하지 않은 이상은 동선이 불편해질 수 밖에 없는 것.

장비 인챈트
장비 인챈트
룬 인챈트
룬 인챈트

 

따라서 POE와 같은 장르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매우 쉬운 게임일 수 있을지라도,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들에게는 큰 허들이 될 수 있다.

멀티 플랫폼이란 점은 언디셈버만의 차별점이다. 이용자가 원한다면 모바일과 PC 두 플랫폼을 이용해 하나의 계정으로 언제 어디서든 핵앤슬래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핵앤슬래시 게임은 주로 PC 플랫폼에서 플레이했기에 모바일로 조작하면 어렵거나 어색한 느낌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메인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해 주는 ‘스마트 컨트롤’ 덕분에 오히려 조작 피로도가 감소했다.

룬시스템 연결, 조디악 등은 이런건 POE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맵에 보물 고블린, 신단, 레어 매직몬스터, 속성 이런 부분들은 그냥 디아3와 비슷하다. 이는 오히려 각 게임들의 좋은 점을 가져다 쓴다고 보면 좋을만큼 매력적이 요소들이다.

다만 앞서 언급된 멀티플랫폼의 단점은 비슷한 것에 비해 디아블로3나 POE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접속 이벤트, 연속 출석 이벤트 등 UI에서 모바일 게임의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수령하는 것이 불편하다. 출석 등 보상 UI는 따로 존재하는데 우편 기능은 NPC를 찾아야 하는 등 PC와 모바일의 중간 지점에서 길을 잃은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벤트 보상 화면
이벤트 보상 화면
보상 화면
보상 화면

 

게임성과 별개로 언디셈버는 서버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오픈과 동시에 발생한 서버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속 점검으로 사실상 오픈 첫 날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했다. 

서버 문제는 하루가 꼬박 지난 14일 오전 4시에서야 해결됐지만, 이마저 완벽히 안정화 된 것은 아니었다. 주말을 지나 18일까지도 서버 불안정으로 인한 점검이 수 차례 반복됐고, 유저 불만과 원인을 찾아보려는 이들이 포털에 몰려 검색량을 끌어올렸다.

20일에는 거의 24시간을 점검으로 서버를 닫아버리는 지경에 이르러, "게임은 재밌는데 운영때문에 접는다"는 사람도 속출할 정도였다.

펫의 경우 여타 핵앤슬래시가 그렇듯 자동 루팅해주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디아블로와는 달리 화면 이곳 저곳에 아이템이 드랍되어있으면 한번에 하나씩 습득하며 속도도 느리다.

근처의 아이템은 한번에 먹긴 하지만 조금만 떨어져있어도 천천히 걷는 느낌이 드는데, 결국 이용자 본인이 클릭으로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펫 능력으로 장비를 팔면 다시 팔때까지 10분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존재한다. 인벤토리가 부족해서 유용한 기능인데, 높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시 룬으로 돌아와서, ‘링크 룬’의 경우 ‘스킬 룬’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공격 범위, 발사체의 수량 등에 영향을 주거나 특수 효과가 발동되는 등 조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빌드의 핵심이다. 최종 조합에 걸맞는 특수 효과를 찾아 장착해줘야한다. 다른 이용자의 빌드를 따라하면 편하겠지만, 플레이어 본인이 직접 짜야한다면 많은 생각을 거쳐야 한다.

번개태풍을 이용
번개태풍을 이용

 

이 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전투는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언디셈버의 필드는 최소 3~4마리의 몬스터가 등장하며, 한번 캐릭터를 포착한 이후에는 상당한 거리까지 따라오기 때문에 몬스터를 몰아서 사냥하는 몰이 사냥이 가능하다.

운석낙하를 이용
운석낙하를 이용

 

여기에 모든 스킬이 기본적으로 다수의 적에게 명중하기 때문에 어떤 스킬을 선택해도 몬스터를 휩쓰는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중 별자리 형태로 등장하는 특성 포인트는 세부적인 스킬 효과에 영향을 주는 추가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데, 물리 공격력 증가, 원거리 명중률 증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후반부 캐릭터 육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조디악 능력치 / 특성 포인트는 에피소드1(액트1~액트5)까지는 추가 비용 없이 초기화 할 수 있고, 이후에도 일정 골드를 소모하여 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획득하는 장비나 룬에 맞추어 포인트를 소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룬과 조디악을 이용해 어떤 형태의 스킬들을 어떤 조합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게임의 핵심이다.

최근 회피, 막기, 실명을 활용한 말뚝 메타가 각광받은 바 있으나 바로 너프당했다. 때문에 원거리인 궁수와 마법사 쪽의 인구가 압도적이면서 기본 골자는 무기, 스킬에 필요한 최소 주스텟만 투자한 상태로 남은 포인트를 모두 힘에 집중하는 형태가 교과서적 플레이로 여겨지고 있다. 포인트를 힘에 투자해 중갑이나 판금으로 생명력, 방어력 및 저항력을 챙기는 것.

힘을 챙긴 법사, 일명 '힘법사'
힘을 챙긴 법사, 일명 '힘법사'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용자들이 게임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근간은 '재미'에 있다. 언디셈버는 이를 놓지 않은 수작이다.

아직 오픈 초반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쌓여 나가다보면 더욱 독창적이고 강력한 빌드들이 연구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빌드나 과금에 목매지 않고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면서 이루어진 시스템들을 천천히 음미해 보는 것이 오픈 초기 언디셈버를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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