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가 지속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육성권과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 지정선수 특별협상 제도 등을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의 한국 프로 리그를 주최하는 LCK 26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신규 제도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개최, 올해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계획들을 발표했다.

LCK에 새롭게 도입하는 제도는 육성권,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 지정선수 특별협상 제도 등 3종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호민 리그운영팀장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제도 발표에 앞서 이 사무총장은 “최근 리그 경기 도중 잦은 버그와 소통 문제로 직관 오신 팬들과 시청자, 그리고 선수 및 구단 관계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여러 각도에서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고, 조속한 시간 내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 사진 = 게임와이 촬영
이정훈 LCK 사무총장, 사진 = 게임와이 촬영

 

이어 “지난 해 프렌차이즈 출범 당시 팀, 선수, 팬의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선순환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LCK를 수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성장시키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오늘 발표한 신규 제도는 이 같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제도 도입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 LCK 신규 도입 제도 3종

먼저 육성권은 신인들에게는 출전 기회를 보장하고 팀에게는 자체적으로 발굴한 신예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LCK 로스터 등록 1개 스플릿 미만 또는 해외 LoL 프로리그 로스터 등록 이력 1년 이하의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육성권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차기 2개 시즌에 대해 팀과의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유망주와 신인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데에는 팀 입장에서 많은 자원이 투여되지만 해당 선수가 바로 타 팀으로 이적하게 되면 팀 입장에서는 신인 선수 육성에 대한 동기부여나 이유를 찾기가 어렵게 된다. 신인 선수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경기 경험과 커리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획된 제도다.

이어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는 공인을 받은 에이전트들이 선수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LoL e스포츠가 글로벌화, 고도화됨에 따라 에이전트의 역할 역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LCK는 선수들의 에이전트가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게 하고, 혹여나 위반 행위 등이 발생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2023년 스토브 리그부터 적용되는 지정선수 특별협상 제도는 이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신규제도다. 스토브 리그가 시작되기 전 팀은 계약 만료 예정인 소속 선수 가운데 1명을 특별협상 대상자로 지정할 수 있다. 동일 선수는 최대 두 번까지만 연속으로 지정이 가능하다.

지정선수는 6일간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협상하고, 이중 최대 3개 팀을 이적 후보팀으로 선정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기존 소속 팀과 재협상을 진행한 뒤 스토브리그 시작 전 최종적으로 잔류 또는 이적을 결정한다. 선수의 이적 시 원소속팀은 이적료를 받는다. 선수가 해외팀으로 이적할 경우 구단은 이적료에 추가금액을 받게 된다.


◇ 신규 제도, 팀의 육성 동기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마련

신규제도에 대한 발표 뒤 질의응답에서는 육성권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거론됐다. 육성권 계약은 강제가 아닌 권장사항이다. 최초 계약 시 선수의 동의가 없으면 육성권은 발동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육성권이 강제성이 없기에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LCK 구단들이 CL 선수들과의 계약을 할 때 안정성을 보장받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육성권 계약은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 진행된다”며, “데뷔 초부터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은 선수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민 L:CK 리그운영팀장, 사진 = 게임와이 촬영
이호민 L:CK 리그운영팀장, 사진 = 게임와이 촬영

 

아울러 모든 선수들의 동의를 구한 상태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해당 제도들은 구단과의 논의 위주로 진행되었고 이후에 자료를 배포, 안내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각 팀들에 연락을 취해 별도의 설명 세션을 마련, 선수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아직 선수들과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눈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육성권과 지정선수 특별협상제도는 선수보다는 팀을 위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기존 대비 팀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한 제도인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후부터는 선수들이 제도를 이해하고, 본인의 커리어에 적용할 수 있게끔 총력을 쏟을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분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신규 제도를 보면 팀의 이익을 위해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육성권의 경우 팀이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동기가 충분해야 한다는 점으로 미루어 생긴 제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LCK 모든 팀이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가 팀을 매번 옮겨 다녀서 소속을 알기 힘들고 팀이 어떤 색깔을 가졌는지 알기 힘들 때 리그가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트의 신상이나 이름 등은 적정 선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에이전트의 신상정보는 향후 LCK 에이전트 홈페이지에 간략하게 공개될 예정이나, 공개 범위는 향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게임와이 촬영
사진 = 게임와이 촬영

 

또한 연봉공개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 사무총장은 “연봉공개 아직은 시기상조다. 장단점이 존재하겠지만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공개 이후 나타는 부작용을 검토 중에 있다.”며, “선수 연봉 격차에서 오는 박탈감 등, 많은 문제를 고려하여 추후 추이를 보고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끝으로 선수 노조 결성에 대한 생각으로 이 사무총장은 “노조보다는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선수협의회를 고려한 적이 있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평균적인 선수 연령이 낮고, 현역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선수협의회가 될 수 있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LCS의 경우 프렌차이즈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선수 협의회를 리그주도하에 만든 적이 있다. 이 경우 비용을 리그에서 지급했고, 결국 리그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협의회는 실질적인 선수 입장을 대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LCK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리그측에서 제재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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