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에서 공개된 ‘게이트 오브 게이츠(Gate of Gates, 이하 GOG)’가 주목 받고 있었다. 이날 무대에는 개발사 데이터베이스(구 데이터 VH)의 박찬혁 기획 팀장, 정규영 아트 디렉터(AD)가 올라 게임의 핵심 철학과 개발 과정, 그리고 시연 버전에 담긴 내용들을 직접 공개했다.

■ 디펜스가 마이너라는 편견은 없다

GOG는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다만 개발진은 장르 자체를 단순한 서브 카테고리로 보지 않았다. 정규영 AD는 “디펜스 장르에는 여전히 많은 팬층이 존재한다. 초기 모바일 시장을 이끈 디펜스 게임들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장르의 원초적인 재미를 잘 구현하면서도, 일정 부분 구조를 재해석해 새로운 리듬의 전투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게임 속 전투의 핵심은 ‘전술 의체(Tactical Frame)’라 불리는 전투용 캐릭터다. 세계관상 ‘검은 물질’이라 불리는 에너지로 인해 발전한 미래 도시에서, 포탈(게이트)을 통해 침투하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병기라는 설정이다.

■ 전투만 보는 게임이 아니다… 캐릭터의 ‘일상감’까지 관여한 아트 구조

GOG의 강점으로 거론된 요소 중 하나는 아트 전반의 일관성이다. 정규영 AD는 “세계관의 몰입이 깨지지 않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며 “현대적 장비의 형태를 차용하되, 메카닉·밀리터리 감성을 한 단계 세련되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캐릭터는 전투복과 일상복 두 종류의 상태를 모두 구현한다. 단순한 코스튬이 아니라, 일러스트, 3D 모델링, 전투 스킬 에니메이션 모두가 전면적으로 바뀐다. 정 AD는 “일상복의 감성이 잘 살아 있으면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느낄 수 있다. 단순한 전투 게임이 아니라, 캐릭터가 존재하는 ‘세계’를 함께 경험하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로그라이크적 육성… 빠른 덱 구축을 위한 구조

시연 버전에서도 확인됐듯 GOG의 육성 구조는 일반적인 디펜스 게임보다 빠르게 덱을 구축하도록 설계됐다. 박 팀장은 “메인 시연 후 유저가 육성 시스템을 바로 접하도록 했고, 공격형 캐릭터 중심으로 등급·조합을 이해하면 전투 접근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롤 시스템’을 통해 공격 캐릭터에게 높은 등급이 붙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 전투는 단순하다. “앞에서 버티고 뒤에서 화력을 쏜다.” 디펜스의 정석을 철저히 지키면, 시연 버전의 후반 난이도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지휘관을 위한 세계관의 중심, ‘제49 특전단’

시연 버전에는 세계관 핵심 조직인 ‘제49 특전단’의 이야기 축이 포함돼 있다. 유저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선택했던 캐릭터 ‘카라(Kara)’가 해당 조직의 리더다. 정 AD는 “카라는 냉정하고 침착한 리더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며, 조용한 성향의 ‘벨’, 커다란 검을 사용하는 ‘다미티에’ 등 다양한 성향의 구성원을 앞으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공개된 캐릭터 선호도는 개발팀에도 참고 데이터가 됐다. 정 AD는 “유저의 반응은 캐릭터 추가에 직접 참고한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시연 난이도 ‘맛있게 매운맛’… 단 한 명만 클리어한 스테이지도

지스타 현장에서는 난이도를 체험한 관객들의 반응도 즉석에서 공유됐다. 가장 어려운 스테이지는 하루 동안 단 한 명만 클리어했다고 한다. 정 AD는 “디펜스를 좋아하는 유저층은 높은 난이도를 원한다. 정식 버전에서는 더 다양한 전략 규칙을 가진 모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세계관과 캐릭터에 더 집중해달라”… 개발진이 전하고 싶었던 말

두 개발자는 가장 중요하게 여길 요소로 **‘세계관·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꼽았다.
초기에는 육성 시스템을 핵심으로 강조하려 했지만, 실제 유저들이 보이스·성격·서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방향을 조금 바꿨다고 한다. “유저들이 캐릭터 보이스를 듣고 바로 ‘이 인물이다’라는 반응을 보이시더라. 그 순간 이 게임이 단순한 전투 시스템을 넘어, 캐릭터의 존재를 중심에 두고 발전해야 한다고 다시 느꼈다.”

■ 코스프레 모델 등장… “개발팀도 놀랄 정도의 완성도”

무대 후반에는 실제 캐릭터 코스프레 모델들이 등장해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 AD는 “우리가 그린 캐릭터가 현실에서 그대로 걸어 나온 것 같다”고 표현했다. 코스프레 모델 아사는 “밀리터리 기반 캐릭터는 준비 과정 자체가 어렵다. 개발팀이 사용한 장비의 실제 레퍼런스를 찾아 해외 제작자들과 상담하며 완성했다”고 밝혔다. '벨'역의 모델 역시 “캐릭터 감정을 살리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팬 반응 덕분에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 전투 모드 확대, 소통 채널 증설 예정

박 팀장은 향후 업데이트 계획에 대해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투 모드를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규칙과 전략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며, 소통 채널도 조만간 공식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타 2025 현장에서 확인된 GOG는 단순한 ‘미소녀 디펜스 게임’의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전투 시스템의 정교함, 캐릭터의 입체적 구성, 그리고 개발진의 뚜렷한 방향성까지. 이 타이틀이 정식 출시 후 어떤 반응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