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게임에 대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창간기획으로 게임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게임업계를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한 사람들을 선정해 봤다. 여기에 정리한 인물 중에는 지금도 잘 알려진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지금은 잊혀진 사람도 있겠으나 게임업계의 탄생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정리해 봤다.

 

◇ 윌리엄 히긴보섬

최초로 전자 게임을 개발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윌리엄 히긴보섬 박사다. 그는 물리학자로서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다. 맨하탄 프로젝트는 2차 세계 대전을 종전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원자폭탄. 즉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명이다. 윌리엄 히긴보섬 박사는 맨하탄 프로젝트에서 폭발을 제어하는 회로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난 이후 군을 떠나 뉴욕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에 재직했다. 

윌리엄 히긴보섬 박사는 1958년, 오실로스코프로 세계 최초의 쌍방향 게임 ‘테니스 포 투’를 탄생시킨다. 그는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해 전자회로와 버튼, 다이얼을 조합하여 완성했다. 전자 기술을 이용하여 오락거리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어 판매용이 아닌 전시용으로 사용했다. 그가 ‘테니스 포 투’를 개발하지 않았다면 전자 게임의 탄생과 발전은 지금보다 더 늦어졌을지 모른다. 그는 ‘테니스 포 투’에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 브룩헤븐 연구소에서 탄생한 발명품은 전부 특허를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윌리엄 히긴보섬 박사도 20여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게임에 대해서는 특허를 신청을 하지 않아 국가에 귀속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윌리엄 히긴보섬 / 브룩헤븐 연구소
윌리엄 히긴보섬 / 브룩헤븐 연구소
최초의 전자 게임 테니스 포 투
최초의 전자 게임 테니스 포 투

 

◇ 놀런 부쉬넬

아마 놀런 부쉬넬은 게임산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이름 정도는 들어 봤을 것이다. 윌리엄 히긴보섬 박사가 게임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지 않으면서 1960년대부터 MIT 공대생들은 1962년 ‘스페이스 워’라는 게임을 개발한다. 로켓으로 우주선을 격추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스티브 러벨이라는 학생이 개발했다. 그리고 이 게임은 다양한 버전으로 개발됐는데… 이를 사업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놀런 부쉬넬이다. 그는 1972년 아타리를 설립하고 전설적인 게임 ‘퐁’을 만들어 전 세계에 히트시켰다. 그리고 ‘퐁’ 이후에는 벽돌깨기라고 불리는 ’브레이크 아웃’을 탄생시켰다. 참고로 이 게임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가 개발했다. 아타리는 술집에 ‘퐁’과 ‘브레이크 아웃’ 등을 판매하며 비디오 게임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했고 가정용 게임기 아타리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저질 게임의 범람으로 비디오 게임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아타리 쇼크가 발생했다.

놀런 부쉬넬 / 놀런 부쉬넬 X
놀런 부쉬넬 / 놀런 부쉬넬 X
아타리 2800 / 아타리 뮤지엄
아타리 2800 / 아타리 뮤지엄


◇ 야마우치 히로시

화투를 만들던 닌텐도를 지금의 게임 제국으로 만든 장본인이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이다. 그는 완구에 전자기술을 접목하며 광선총, 그리고 실내 사격장 레이저 클레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비디오 게임에 눈길을 돌리게 됐다.  1980년에는 전자계산기의 붐이 일면서 이를 응용한 휴대용 게임기 ‘게임&워치’를 탄생시켰다. ‘게임&워치’는 3,000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닌텐도를 게임회사로 변신시켰다.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은 ‘게임&워치’ 성공 이후 저렴하지만 고성능을 가진 게임기 개발을 지시했고 이를 토대로 탄생한 것이 1983년 패밀리컴퓨터였다. 패밀리컴퓨터는 ‘동키콩’ 같은 인기 게임 출시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다. 패밀리컴퓨터가 인기를 얻자 패밀리컴퓨터용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게임사가 늘어났는데,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은 지금도 게임업계에서 사용되는 라이선스 정책을 탄생시킨다. 저질 게임 범람을 막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만들었고 이는 지금의 게임업계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야마우치 히로시 / 닌텐도 팬덤
야마우치 히로시 / 닌텐도 팬덤
게임 & 워치 / 닌텐도 팬덤
게임 & 워치 / 닌텐도 팬덤

 

◇ 미야모토 시게루

미야모토 시게루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게임업계의 전설이다. 그의 아버지가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과 친분이 있어 디자이너로서 닌텐도에 입사한 그는 닌텐도가 개발한 아케이드용 게임 ‘레이더 스코프’가 실패하자 해당 기판을 변형하여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레이더 스코프’ 기판으로 ‘동키콩’을 탄생시켰고 이 게임은 지금도 게임계의 전설적인 작품으로 남아있다. 그 후 세계 최초의 스크롤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을 시작으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작품을 탄생시키며 지금도 게임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가 탄생시킨 캐릭터들은 게임뿐 아니라 테마파크, 영화 등으로 탄생하며 전세계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 / IMDB
미야모토 시게루 / IMDB
동키콩 / 닌텐도
동키콩 / 닌텐도

 

◇ 스즈키 유

한때 세가를 대표하는 개발자로 평가받았던 스즈키 유. 그는 아케이드 게임에서 체감형 게임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세가에 입사하여 체감형 게임의 시작을 알린 ‘행온’을 시작으로 ‘아웃런’, ‘스페이스 해리어’, ‘파워 드리프트’, ‘애프터 버너’, ‘갤럭시 포스’, ‘G-LOC’ 등 체감형 게임의 전설을 만들어 갔다. 

또한 3D 게임 기술에도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버추어 레이싱’. 그리고 세계 최초의 3D 대전 격투 게임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는 출시 당시 전 세계에서 굉장한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폴리곤을 활용한 3D 그래픽은 물론 당시 유행하던 대전 격투 게임의 복잡한 코맨드 입력 대신 버튼 연타와 간단한 코맨드 입력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그 후에도 ‘데이토나 USA’, ‘데저트 탱크’, ‘버추어 스트라이커’, ‘버추어 캅’ 등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스즈키 유가 이끌던 AM2 연구소에서는 여러 인기 3D 게임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드림캐스트로 제작한 야심작 ‘쉔무’ 시리즈의 상업적 실패로 그의 전성기는 막을 내린다.

스즈키 유 / IMDB
스즈키 유 / IMDB
행 온  / 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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