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어릴 적 동네 형들과 함께 PC방에 가서 ‘디아블로 2’라는 게임을 처음 알게 됐다. 당시 어린 나이에 ‘디아블로 2’의 게임 배경을 보고 겁을 먹어서 게임 플레이를 크게 망설였다. 특히 게임 표지 그림부터 시작해서 영상, 게임 내 전투까지 '디아블로'의 어두운 배경은 큰 충격으로 남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만난 ‘디아블로 4’에서 ‘디아블로 2’의 느낌을 느꼈다.

블리자드는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디아블로 4’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서는 최고 레벨 25까지 올릴 수 있었고 직업은 야만용사, 원소술사, 도적만이 선택 가능했다. 진행 가능한 시나리오는 어림잡아 약 1챕터 까지인 것 같았다. 테스트 당시 영어로만 진행했기에 텍스트를 읽어야 하는 부분에서는 불편한 점이 있었으나, 게임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불편함을 없애기에 충분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느낀 것은 ‘어둡다’ 라는 것이었다. 튜토리얼 같은 플레이를 시작할 때부터 마을, 던전, 퀘스트 등 게임 내에서 밝은 맵을 거의 찾지 못했다. 실제로 게임 플레이를 새벽에 진행했는데 가장 밝은 색은 기자의 키보드 말고 없었다. 이정도로 게임 내 분위기는 어둡고 우중충한 스토리로 진행된다.

시연 내내 평균적인 색감은 이렇다 / 블리자드 제공
시연 내내 평균적인 색감은 이렇다 / 블리자드 제공
우중충한 분위기 / 블리자드 제공
우중충한 분위기 / 블리자드 제공

 

단순히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다. 어두움의 요소를 마을, 필드, 던전 곳곳에 녹여내어 이른바 ‘다크 판타지’에 몰입된다. 중간마다 보이는 선혈과 장기, 피칠갑된 모습들을 볼 때마다 왜 '디아블로' 1, 2의 느낌이 난다고 말했는지 바로 이해가 된다. 게임하면서도 “와 선지… 내장…” 이러한 혼잣말을 했는데, 시장 정육점 보다 붉은색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필드 사냥에서도 핵 앤 슬래시 장르 본가의 맛이 느껴졌다. 쏟아져 나오는 적을 몰아서 한 번에 잡는 타격감과 쾌감이 확실히 손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공격 시 약간의 화면이 흔들리는 것도 느낄 수 있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화면 흔들림은 아마 콘솔 버전이 나왔을 때 듀얼 쇼크의 진동과 같이 느끼게 하려고 만든 것 같다. 굉장히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보스나 일반적인 몬스터에서도 피가 넘친다 / 블리자드 제공
보스나 일반적인 몬스터에서도 피가 넘친다 / 블리자드 제공

 

게다가 필드도 넓다는 것이 바로 체감된다.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으면 모든 맵을 밝히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던전도 길었는데, 들어가서 몬스터를 해치우며 맵을 밝히고 특정 임무를 수행해 보상을 받을 때 탐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스킬의 경우 영어로 되어 있어 정확한 해석을 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스킬 트리의 직관성이 좋았기에 빌드를 선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기자는 기본 공격으로 분노를 수급한 후 훨윈드를 사용하는 야만용사 빌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 빌드상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어떤 스킬이 강화되고 연관되는지 바로 볼 수 있다 / 블리자드 제공
어떤 스킬이 강화되고 연관되는지 바로 볼 수 있다 / 블리자드 제공

 

‘디아블로 3’ 콘솔 버전에서 처음 사용해봤던 회피 기술도 게임 내에 생겼다.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사용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동용으로 사용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정말 회피를 안하면 크게 대미지를 입는 패턴을 사용하는 몬스터들이 출현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추적 기술만으로 클리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이는 오산이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싸운 몬스터가 있을 정도로 난이도를 호락호락하게 만들지 많았다. 게다가 중간마다 튀어나오는 몬스터와 넉백, 빙결 등의 상태이상도 한몫 한다. 가볍게 몰이사냥을 해보려 했다가 빙결 후 이어지는 공격에 첫 죽음을 당했다. 회피를 무시한 대가였다.  

게임 시스템 적 부분에서도 장점만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보인다. 1, 2의 어두운 배경과 3의 회피 기술과 전투 편의성이 잘 스며들어 있다. 게임 분위기가 어두운 것이지 몬스터가 아예 어두워서 보이지가 않는 그런 문제는 시연하면서 느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점이라면 포션을 채워주는 이른바 ‘피구슬’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몰입감을 살짝 해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몰이사냥 조심해야 한다...  / 블리자드 제공
몰이사냥 조심해야 한다...  / 블리자드 제공
저 피구슬이 무언가 마음에 잘 들지 않는다 / 블리자드 제공
저 피구슬이 무언가 마음에 잘 들지 않는다 / 블리자드 제공

 

 

시연 버전에서의 ‘디아블로 4’를 플레이를 하면서 어린 시절 어떤 부분에서 공포감을 느꼈는지 다시금 이해하게 됐다. 그 나이에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을 봤고, 그게 ‘디아블로 2’였으니 말이다. 과거가 계속 생각날 정도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4’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디아블로' 올드 팬들이 만약 ‘디아블로 4’를 플레이하게 된다면 아마 박수를 쳐줄 것 같다. 게임 내 배경과 세계관 그리고 분위기만큼은 2000년대 초반 PC방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둡고 음침하다. ‘디아블로 4’가 성공적으로 출시하여 한국의 ‘디저씨’들을 PC방으로 불러내어, PC방을 성역으로 다시 한번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 화면이 PC방에서 많이 보이길 바란다 / 블리자드 제공
이 화면이 PC방에서 많이 보이길 바란다 / 블리자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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