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게임 '어몽어스'가 폭망한 이유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어몽어스'는 급락한 것은 맞지만 '폭망했다'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전히 하루 7백만 명이 다운을 받고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잘 나가는 게임이다. 다만 이 데이터가 잘 나가던 때의 1/10 내지는 1/20으로 줄어든 수치라 '폭망'이라는 단어가 전혀 틀렸다고 보기도 힘들다.

'어몽어스'는 마피아 게임처럼 범인을 찾는 두뇌 싸움으로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게임이다. 잘 나가는 '마인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고 구글 검색순위 1위를 기록했을 정도. 서버가 터지는 것도 일상다반사였다. 한창 잘 나갈 때는 월간 다운로드 수가 1.5억에 육박했던 것을 보면 서버 폭발이 이해가 간다.

그러던 그 게임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인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욕설하는 것을 막겠다고 미성년자의 채팅을 막아버렸던 것. 실제 많은 이용자가 일명 '잼민이'라고 하는 어린 연령층이 이 게임을 점령한 것이 이용자 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누가 임포스터인지 알아내려면 서로 채팅을 해야 하는데, 게임의 근간을 막아버렸던 것. 또 한 번의 업데이트에서는 게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은 버그까지 터졌다. 실망한 이용자들은 빠르게 ‘어몽어스’를 그만두기 시작했다. 

게임사는 그제야 미성년자의 보호자 이메일로 인증을 받으면 채팅을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문제가 많았던 게임이라 학부모가 이메일 인증을 해줄 리 없었기 때문. 그러게 ‘어몽어스’는 퇴물이 되어갔다. 

과연 '어몽어스'는 얼마나 잘 나갔고, 어느 수준의 폭망을 기록했을까? 앱매직(appmagic) 데이터에 따르면 '어몽어스'는 누적 매출 5768만 달러(822억 원)를 기록했다. 1000억 원이 채 되지 않은 금액이니 인기에 비해서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한국 내 매출은 76만 달러로 1/10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프를 보면, 가장 잘 나갔던 것이 2020년 10월이다. 캐주얼 게임인데도 하루 매출 1574만 달러(224억 원)를 넘겼으니 훌륭했다. 무엇보다 8월 37만 달러에서 9월 924만 달러, 10월 1574억 원 달러로 20배, 10배 이상씩 급등한 것이 돋보인다.

다운로드는 8월 173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9월에는 무려 1억 4593만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10월에는 1억 3478만으로 그래도 이용자를 유지하나 싶더니, 2021년에는 1천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약 1억 5천이라는 다운로드수가 너무 컸기에 그래프만 보면 폭망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맞다.

잘 나갔던 어몽어스. /앱매직(appmagic.rocks)
잘 나갔던 어몽어스. /앱매직(appmagic.rocks)

 

나무위키 등 일부 사이트에서는 '어몽어스'의 문제점을 '너무 잦은 대규모 업데이트라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기존의 문제점이 심해지거나 새로운 문제점이 자꾸 나타난다는 것. 게임사가 이 문제점을 알고 고치면 다행인데 부정적 평가가 많음에도 개선 없이 업데이트만 자꾸 해서 문제였던 것. 

이용자가 1억 5천 명에서 1천만 명 수준으로 떨어진 2021년 3월 대부분의 ‘어몽어스’ 유튜버들이 모드만 진행하자 구독자들이 지겹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유튜버들도 결국 '어몽어스'를 그만두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의견은 '구스구스덕(goose goose duck)'이라는 게임이 등장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어몽어스'와 같은 개념의 게임인데, 앱매직 데이터를 보면 '어몽어스'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다. 매출이나 다운로드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어몽어스'의 다운로드는 7백만이고, '구스구스덕'은 20만 수준이다.

한편 '어몽어스'와 '오버워치'의 평행이론을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다. 생각보다 닮은 점이 많다는 것.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 하고 하향세를 걷는 것이 닮았다는 주장이다. 

오버워치와 어몽어스 /프리픽, 편집=게임와이
오버워치와 어몽어스 /프리픽, 편집=게임와이

 

이 네티즌(sanga5785)은 두 게임 모두 살아남기 위한 '정치'가 필요한 게임이고, 다른 사람의 동선(위치)를 기억하면 유리한 게임이며, 나 혼자 잘한다고 게임 전체를 캐리할 수 없다는 부분, 핵이 많다는 점, 비매너와 트롤 이용자가 많다는 점, 게임을 망치는 잘못된 친목, 잼민이 점령 게임, 게임 자체는 재미있다는 점, 해당 게임을 통해 유명해진 스토리머가 많다는 점 등을 비슷한 점으로 들었다. 

실제 '오버워치'도 '어몽어스'와 비슷한 이유로 많은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주로 개발진의 무능력한 운영을 탓하는 이용자가 많았다.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이용자들의 의견을 외면한 것이다. 블리자드는 그렇게 '오버워치'를 종료했다. 

그리고 많은 것을 개선한 '오버워치2'를 새로 탄생시켰다. PC방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 중이다. 알게 모르게 변화된 개선점이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것. 이제 '초심'을 찾은 것일까? 맞는다면 그 초심이 언제까지 지켜볼 일이다.

아직도 '어몽어스'는 하루 7백만 명이 다운을 받고 있는 대박 게임이다. 하지만 하루 1.5억 명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려면 '오버워치2'처럼 개과천선(改過遷善)하겠다는 의지는 물론이고, 초대형 게임에 어울리는 기술력과 운영의 묘까지 갖추어야 할 것이다.

두 게임의 사례를 지켜보면서 이용자 말 잘 들어서 손해 볼 것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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