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긴장감을 온전히 전해 달라.”

칼리스토 프로토콜 개발사 글렌 스코필드 대표가 크래프톤에 주문한 내용이다.

하지만 게임을 끝내고 남는 것은 공포와 긴장감보다는 '잔혹함'과 '혐오스러움'이 더 컸다. 상상 그 이상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영어로는 이러한 느낌을 '고어(Gore)'라고 표현한다. 피나 핏덩이, 살인, 살해, 잔인함을 뜻하는 단어다. 그래서 '고어물'이라고도 한다. 이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다만 기자는 오히려 이런 고어물에 대한 공포보다는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이 더 무섭다. 

약 1시간 이상의 시연을 끝낸 느낌은 공포와 긴장감을 온전히 느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마도 초반을 건너뛰고 하비탯(Habitat)이라는 중간 지역부터 진행을 했기 때문이리라.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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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잔혹하다'는 느낌 자체는 최고다. 역대급이다. 물론 이러한 공포게임에 대한 경험치가 많지 않아서 그럴 수 있지만 뼈가 훤히 드러나는 살육의 장면은 절대 계속해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고어물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충분히 만족해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울룩불룩 기괴한 몬스터를 지켜보는 것도 혐오감이 심하지만 프로펠러 날개에 부딪히고 껴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두둑' 들리면 더욱 그 아픔이 몸소 느껴지고 혐오감이 절정에 달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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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라는 부분에서는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역할이 크다. 앞서 뼈가 부러진 소리가 '두둑'날 때 듀얼센스의 진동도 함께 울려 현장감을 더한다. 그리고 종아리 정도 차는 낮은 물이지만 물결이 칠 때마다 파고의 출렁임이 진동으로 느껴진다. 이날 시연회에서 PC가 아닌 듀얼센스가 기본인 PS5를 통해 시연이 진행됐다. 그 이유도 진동을 통해 게임의 공포감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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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의 감도가 절정에 달했던 것은 지하 수로에서 워터 슬라이드를 탈 때다. 빠른 물살에 떠내려가면서 장애물을 피해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 번 죽고, 두 번 죽고, 5~6번 죽으면서 드는 것은 '참 잔혹하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컨트롤을 좀 한다 해도 그 이상을 원하는 듯 했다. 특히 '헤드 샷인데도 안 죽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 이유가 있었다. 

FPS를 좀 한다하는 사람은 '헤드샷'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 '한방'이 주는 위력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헤드샷을 몇 번이나 맞고도 안 죽는 괴물들을 보며 오기가 생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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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 게임의 그것을 생각하며 몬스터 한 마리를 처치하고 체력 회복 주사를 맞는다. 그리고 먼저 쳤다고 생각되는 순간,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주인공을 보게 된다. 그것도 팔다리가 뜯긴 채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몰입하게 된다. 

옆에 있던 보조 요원에게 "게임이 왜 이리 어렵냐"고 물었더니 “연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는 ”앞서 장면에서 그립(GRIP)도 사용했어야 했는데 안 해서 그렇다"고 게임이 쉽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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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근접 무기라고 해도 R1과 R2의 파괴력이 다르다. R2가 일반 타격이라면 R1은 풀 스윙이다. 위치도 좌측 아래서 우측 위로 휘두른다. 격투게임처럼 막고, 피하고, 제때 공격이 들어가지 않으면 즉사에 이른다. 절뚝거리거나 하는 중간 단계도 없다. 

또 L2는 조준 조작키인데, 총을 꺼내는 모션이 거의 안 보인다. 바로 조준과 사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다. 여기에 그립(GRIP)이라는 고유한 중력 무기를 사용하여 상대를 허공에 매다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술을 이용해 환풍기에 갈아버리는 장면도 공개된 바 있다. 이 장면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기대가 되는 컨트롤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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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컨트롤이 익숙지 않으면 게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컨트롤에 능하다면 스토리를 온전히 즐기면서 적을 제압하는 느낌을 제대로 받으며 진행할 수도 있다. 누워 버린 적을 다시 한 번 밟아서 마무리 하는 상쾌한(?) 조작키도 있다. 

헤드샷 부분은 분명이 설득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또 길 찾기가 어려웠다. 어디로 가야할지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찾아 헤매는 맛(?)이 있다. 이것은 장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길 찾기에 개연성이 있다면 모를까, 필요 없는 움직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 약간의 힌트는 더 줘도 좋을 듯싶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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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의 글렌 스코필드 대표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공포와 긴장감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 컨트롤러를 내려놓고도 머릿속에 오래도록 잔상이 남는 게임이다. 그런 면에서는 성공한 것 같다. 팔이 잘린 상태에서도 꿈틀거렸던 그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몇 장 더 싣는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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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더 많은 시간의 게임 플레이를 통해 기대되는 것은 이 게임이 보여줄 '인간성'이다. 

글렌 스코필드가 말하는 '호러 엔지니어링'에서 중요한 또다른 요소 가운데 하나가 인간성이다. 그가 만드는 공포게임은 분위기와 긴장감, 잔혹성, 무력감, 인간성의 5가지 요소를 가진다. 

여기서 '인간성' 많은 것을 의미한다. 글렌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풍부한 스토리와 더불어, 플레이어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믿음직한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한때는 인간이었지만, 칼리스토에 일어난 일련의 미스터리한 일을 통해 끔찍한 변이를 겪었다는 사실, 그리고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키는 인간의 외형적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혐오스러운 이들에게서도 인간성을 느낄 수 있을지, 어떤 스토리를 담았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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