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도탑전기'라는 모바일게임이 있었다. 이 회사는 2019년 '라이즈 오브 킹덤즈'라는 게임으로 구글 매출 2위까지 오르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성공의 기반이 됐던 '도탑전기'는 화면 가운데 캐릭터들의 아이콘이 있고, 그 아래 생명과 쿨타임 게이지가 있었다. 쿨타임 게이지가 차면 스킬을 독특한 형태였다. 

최근 그라비티가 테스트를 진행한 ‘라그나로크 아레나’를 플레이해 보고 이 게임이 떠올랐다. 전투 인터페이스가 비슷하다. 5명의 캐릭터를 전투에 데리고 나가서 미션을 클리어하는 전형적인 수집형 RPG다. 

제목이 '라그나로크 아레나'라고 해서 PVP 위주의 게임이 아닐까 했는데, 초반은 여느 수집형 RPG와 다를 바 없다. 특이한 것은 기존 수집형 RPG의 룰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인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인, 도전, 캐릭터, 프론테라의 4개 메인 메뉴를 중심으로 작동되는 독특한 UI도 그렇고, 페이욘 지하미궁이나 지하 던전처럼 이용자의 선택을 통해 지역을 이동하는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시리즈에서 봤음직한 콘텐츠가 몇몇 있다. 

초반에는 수집형이니만큼 몬스터 수집과 육성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뽑기 기회는 CBT라 그런지 질릴 정도로 많이 준다. 이 부분도 그렇고 소환수를 데리고 전투를 한다는 점에서 최근 출시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과 닮은 점이 있다. 

몬스터를 수집한 후 전략적으로 배치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몬스터 카드 등급, 상성 및 배치를 통해 매번 새로운 전투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 탱딜힐의 역할도 확실해서, 탱커의 체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체력을 올리고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신경을 써 줘야 한다. 

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티어의 개념도 정립되고 있다. 메인 힐러에 오히 마가레타 어쌔신 프리오니 조합이 1티어로 꼽히고 있다. 특히 어쌔신의 능력치가 너무 좋다는 얘기도 들리니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라그나로크 아레나’는 라그나로크 20주년 트릴로지 두 번째 타이틀이다. 라그나로크 IP를 대표해서 만든 작품인 만큼 허투루 만들지는 않았다. 수집형 RPG가 주는 매력이 분명 있다. 그렇다고 그래픽이 훌륭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미 해외 지역에서 서비스를 진행한 타이틀이라 보완할 부분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준비해서 국내에서 라그나로크 팬들에게 수집형 RPG의 재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