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사진-호요버스
원신, 사진-호요버스

‘원신’이 출시된 이후 중국 게임은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원신’은 중국을 넘어 국내는 물론 일본, 그리고 서양권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세계적인 게임 반열에 올랐다. ‘원신’은 출시 이후 180여일만에 10억 달러 매출을 돌파했고 1년만에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1년 6개월여만에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000억원)를 돌파하며 가장 성공한 모바일 게임 중 하나가 됐다.

이렇게 ‘원신’은 기록적인 흥행을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원신’만이 아니다. 최근 국내에는 텐센트 산하의 레벨 인피니트가 ‘천애명월도M'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무협 세계관을 사용한 MMORPG로 국내에서는 매출 10위권 문턱까지 진출한 이후 20위권 내외에서 머물고 있다. 10위권 안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크게 위협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원신’처럼 국내 유명 MMORPG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퍼펙트월드게임즈는 MMORPG ‘타워 오브 판타지’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은 중국 현지에서도 제 2의 ‘원신’으로 불리며 출시 이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신’과 같은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운 이 게임은 국내에서도 3분기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그 중에서도 MMORPG들은 소수 고래 유저에게 헤비 과금을 유도하고 있다. ‘리니지라이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상당한 과금을 해야 하는 게임이 많이 있다. 대부분의 국내 MMORPG는 소수의 플레이어가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게임 회사로서는 최고의 고객이다. 국내 게임회사들은 이들을 위해 타 플레이어와 경쟁을 유도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남보다 더 강해지고, 명성을 얻기 위해 과금을 하고 또 과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억 단위, 수십억 단위의 비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물론 게임회사는 강요하지 않는다. 이런 플레이어는 성인이고 성인들은 자신의 판단으로 비용을 지불한다. 그래서 국내 MMORPG의 끝은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인 경우가 많다. 개인 대 개인, 길드 대 길드…

하지만 서두에서 밝혔듯이 중국 MMORPG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국내 게임회사보다 더 잘 만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은 아시아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뿐 서양권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지 않다. MMORPG로는 ‘검은 사막’이나 ‘로스트 아크’ 정도가 서양권에서도 인정받는 게임이다.

하지만 ‘원신’의 성공 이후 중국 게임들은 서양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도 그렇고 텐센트가 공개한 무협 소설의 대가 김용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게임도 주목을 받았다. ‘검은 신화 오공’은 ‘서유기’를 배경으로 한 싱글 플레이 기반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지만 공개 이후 놀라운 퀄리티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원신’이나 ‘타워 오브 판타지’는 미소녀를 앞세운 게임이고 ‘천애명월도M’은 무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이 게임의 공통점은 메인이 아닌 서브컬쳐에 속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국내 MMORPG와 같은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된다. 미소녀나 무협 장르는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소수 팬층을 겨냥한 게임이다. 그리고 중국 게임이라는 선입견도 존재한다.

천애명월도M, 사진-레벨 인피니트
천애명월도M, 사진-레벨 인피니트

 

하지만 기자는 최근 ‘천애명월도M’이나 ‘타워 오브 판타지’를 플레이하면서 이 게임들이 상당한 완성도와 함께 과금 유도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타워 오브 판타지’는 베타테스트이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에서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국내 MMORPG 같은 수준의 과금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MMORPG의 대표작이 된 ‘원신’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중국 게임회사들이 소수 매니아를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이들이 서양 시장 등을 겨냥하여 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개발 퀄리티도 국내에 뒤지지 않고 게임으로서의 재미나 완성도 역시 부족하지 않다. ‘천애명월도M’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의 UI, UX가 불편했던 정도였을까? 국내 게임과 비교할 때 완성도나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래픽,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구성, 이벤트 장면, 레벨 디자인, 배경 음악과 사운드 모두 국내 게임에 뒤지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타워 오브 판타지, 사진-퍼펙트월드게임즈
타워 오브 판타지, 사진-퍼펙트월드게임즈

 

그런데 국내 게임처럼 과금 유도는 심하지 않고 또 많은 과금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중국 게임회사가 수준급 게임 퀄리티와 과금 정책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 MMORPG를 출시하면 국내 게임회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금만 플레이하면 과금을 유도하기 바쁜 국내 유명 MMORPG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머지 않아 서양이나 일본 게임회사가 아니라 국내 게임회사의 가장 큰 적은 중국 게임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사가 생각난다. ‘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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