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뜨겁게 주목받는 게임이 있다. 바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다. 경마와 미소녀라는 상상도 불가능한 두 소재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국내에서도 카카오게임즈가 정식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보다 한 발 앞서 출시된 일본에서는 이미 기대 이상의 대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아울러 방영된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게임 내용이나 캐릭터, 스토리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이 보이고 있어 전형적인 '서브컬처 게임'의 강점을 톡톡히 살려내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런 종류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상상 이상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서브컬쳐 게임,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우마무스메에는 어떤 이유가 있어 '홀릭'상태가 된 것일까?


◇ 차별화된 세계관 설정, 그에 따른 캐릭터성의 발현

우선 '말딸'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우마무스메는 경마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활용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서브컬쳐 게임 및 수집형 RPG 게임들의 매력은 수집욕을 자극하는 게임 캐릭터의 개성에서 나온다. 보다 예쁘고 보다 좋은 성능을 갖추고 있는 희소성이 존재한다면 이용자는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되는 것.

그런데 캐릭터성을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 단순 비주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마라는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두 번째 매력포인트는 스토리다. 아무 이유도, 맥락도 없이 그냥 예쁜 캐릭터들을 디스플레이 해놓고 "뽑으세요"라고 하면 일반인 뿐만 아니라 서브컬쳐 고인물들도 믿고 거르기 마련이다. 캐릭터성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려면 당연히 게임의 스토리가 존재해야 한다. 기존에 존재하는 IP를 가져와 수집형 RPG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다수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게임 제목인 ‘우마무스메’는 일본어로 말을 뜻하는 ‘우마’와 딸 혹은 아가씨를 뜻하는 ‘무스메’를 합친 단어다. 이른바 '말딸'이다. 동시에 이 말딸은 게임 내 등장하는 가상 종족명이다. 세계관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종족인 만큼 이들의 설정은 매우 흥미롭다.

 

우마무스메는 기본적으로 21세기 현실과 흡사한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 여기까지는 현재에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서브컬처 게임의 전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세계관의 가장 큰 차이는 말이라는 동물이 없고, 대신 우마무스메라는 아인종족이 있다는 것이다. 설정상 우마무스메는 말이 인류와 유사하게 수렴진화한(?) 결과다. 디테일한 고증은 무시하고 깔끔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훨씬 이롭다.

우마무스메는 외관상 인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적으로 인간을 아득히 초월하는 말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우마무스메는 스포츠에 출전할 때도 인간과 별도 리그로 편성되며, 사회에서도 정해진 곳 외 장소에서는 전속력 달리기가 금지되어 있다.

아울러 그들에게는 태생적인 본능이 존재하는데, 바로 질주본능이다. 때문에 이 세계에는 우마무스메의 질주본능과 인간의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콘텐츠, ‘트윙클 시리즈’라는 것이 생겨났다.

트윙클 시리즈는 쉽게 말하면 경마와 아이돌이 더해진 엔터테인먼트다. 우마무스메 세계에는 말이 없는 관계로 경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세계지만 같은 발상을 했다면 당연히 대체재가 존재할 텐데, 이것이 트윙클 시리즈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돌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해 국민 스포츠 겸 엔터테인먼트 지위까지 누리고 있다.

 

트윙클 시리즈의 진행방식은 다소 독특한 면이 있다. 일단 선발된 우마무스메들이 전속력으로 질주해 정해진 레이스 트랙을 주파하면 목적지에 존재하는 스테이지 위에서 무대 공연까지 소화해야 한다.

트윙클 시리즈의 선수들은 노래나 춤 훈련 및 메인 이벤트인 경주 훈련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일단 이겨야 무대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와 춤보다는 경주 훈련에 주로 목숨을 거는 이들도 존재한다.

질주본능을 극한까지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스포츠 선수이자 아이돌로서 명예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우마무스메들의 트윙클 시리즈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렇듯 말도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납득이되는 신박한 세계관이 존재하는 덕에 경주마, 즉 '말딸' 하나 하나의 캐릭터성이 빛을 발한다. 여타 서브컬처 게임이라면 이미 본인의 덩치에 두배는 될법한 중화기를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게릴라전을 펼쳐야 맞는 이야기인데, 우마무스메의 플레이어는 조금 색다르게 건전하게 달리는 미소녀들을 관리하는 건전함(?)을 부여받는다. 플레이어인 동시에 주인공인 유저들은 스포츠 에이전시이자 연예 엔터테인먼트, 수집형 RPG를 즐기는 화면 밖의 본인까지 여러 역할을 맡고 있는 것.

이것은 수집형 RPG와 프린세스 메이커, FM을 동시에 플레이하는 것과 일맥상통할 수도 있다.


◇ 색다른 서브컬처 게임, 우마무스메의 대기록

앞서 언급했듯 차별화된 매력을 강점으로 우마무스메는 연일 신기록을 달성해 나갔다.  

우선 일본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1억 3천만 달러(약 1,470억 원)를 돌파하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모바일 게임이 됐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2월 24일부터 3월 23일까지 일본에서 1억 3천만 달러(약 1,470억 원)를 벌어들이며, 이 기간 동안 일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모바일 게임에 등극했다.

이 기간 일본 매출 2위인 ‘몬스터 스트라이크’(6,100만 달러)와의 격차도 2배 이상으로 벌어졌으며, 다운로드 수도 압도적으로 1위다.

더불어 같은 기간인 2월 24일부터 3월 23일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이 됐다.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원신’도 제친 것. 순위에 오른 다른 게임과는 달리,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일본에서만 출시됐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하므로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자료 = 센서타워

 

우마무스메 발표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의 상당부분이 우마무스메로 흘러가면서, 당시 각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실적 하락을 맞았다. 게임사들은 공식적으로 우마무스메와의 연관성을 부정하며 주주총회나 결산회 등에서 주주 설득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현지 유저들은 우마무스메의 영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를 보일 정도였다.

공식적인 언급처럼 우마무스메가 게임사들의 실적하락과 어떤 연관도 없었다고 한들, 주주총회에서 실적 하락과 '우마무스메와의 연광성'을 직접 언급할 정도의 파급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또한 최근 센서타워는 2021년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5% 증가한 184억 5천만 달러(약 22조 4,942억 원)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이며,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이다. 매출 기준으로 앱스토어 점유율은 57.9%, 구글플레이 점유율은 42.1%다. 다운로드 수는 전년 대비 7.1% 감소한 7억 3천만 건을 기록했다.

자료 = 센서타워

 

그런데 여기서 매출 1위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차지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앞서 언급했더 것처럼 출시 직후부터 일본 모바일 게임 양대 마켓에서 매출 1위를 찍었다. 이후에도 한 동안 매출 1위를 유지하며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관계자들은 이 성공의 요인으로 "고품질 그래픽, 박진감 있는 연출, 실제 경마와 경주마에 대한 충실한 고증,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잘 어우러진 것"등을 꼽았다.


아울러 우마무스메는 트랜스미디어 스토텔링로 게임에서 미처 다루기 힘든 요소들의 디테일을 챙기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말 대신 우마무스메가 있는 세상’을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더욱 깊이 상상하게 해주는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있다.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일, 컨퍼런스 콜을 열었다. 이날 조계현 대표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에 대해 "일본에서 매우 높은성과를 내고있을 뿐 아니라 그 성과를 일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유지하고있기 때문에 그정도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국 시장이 일본 시장보다는 작지만 국내 매출순위 3위내에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고, 그 성과를 일본마켓처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차원 유저 전체를 전부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것을 첫 번째 타깃으로 잡았다. 아울러 "콘셉트나 내용등의 확장 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에 더 확장된 범위의 유저까지 포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고, 마케팅 방향은 초반에는 2차원유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중심으로 더 넓은 범위까지 확장하는 내용, 타깃 또는 메시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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