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대표 선발전부터 어렵게 롤드컵행 막차에 탑승한 DRX가 롤드컵에서 4위로 턱걸이로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가서 일을 냈다. 이번 롤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했고, 결국 T1을 '미라클 런 업셋'으로 판을 뒤집으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미라클 런' 기적의 행보라는 뜻이고, '업셋'은 뒤지고 있는 상황을 뒤집어 엎고 이기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이번 롤드컵 4강에 오른 DRX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한 DRX는 강팀을 연달아 꺾으면서 팀 창단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고 풀세트 접전 끝에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미라클 런(기적의 행보)’을 달성했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DRX가 T1을 세트 스코어 3대2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한 ‘킹겐’ 황성훈은 결승 MVP를 받았다.

(좌)MVP 킹겐 선수와 표식 선수 /유튜브
(좌)MVP 킹겐 선수와 표식 선수 /유튜브

 

DRA 선수들 중 킹겐(KINGEN) 선수는 "아직도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우승 하지 않고서는 경험해 보지 못할 기분을 느끼고 이다. 오늘밤이 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표식(PYOSIK) 선수는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고맙다.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간다"고 했다. 또 베릴(BERYL) 선수는"8강전 때 많은 응원을 해 줘서 고마웠다. 담원 쪽의 응원이 있어 우승을 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좌)제카 선수와 (우)베릴 선수
(좌)제카 선수와 (우)베릴 선수

 

한편 제카(ZEKA) 선수는 첫 월드컵에 첫 결승까지 와서 첫 우승을 한 것이 너무 말도 안 되고 믿기지 않는다. 몰래 카메라를 하는 것 같다. 팬분들 덕분이다. 감동스토리 영화 끝가지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2022 DRX는 역배가 아닌 정배였다"고 말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역배'란 질 것이라 예상되는 팀에 돈을 걸어, 이길 확률은 더 낮지만 만약 이기면 더 큰 돈을 버는, 일명 '역배팅'에서 유래했다. 반대로 50대 50 배팅이 팽팽해서 배당금이 그리 높지 않은 안정적 배팅을 '정배'라 부른다. 

제카(ZEKA) 선수 "역배가 아닌 정배" /유튜브
제카(ZEKA) 선수 "역배가 아닌 정배" /유튜브

 


롤드컵 결승전 2:2 상황에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흥미진진' 승부


4강에서 DRX는 LCK(한국) 1번 시드인 젠지를, T1은 LPL(중국) 1번 시드인 징동 게이밍을  각각 3대1로 격파하고 결승전에 올라왔기에 LCK의 우승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었다. 이번 롤드컵 결승에서는 5년 만에 한국팀끼리 맞붙은 LCK 더비가 성사됐다.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DRX는 결승 첫 세트를 T1에 내주면서 불리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뛰어난 집중력과 운영을 바탕으로 2세트를 잡았다. 이어 3세트를 패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킹겐’ 황성훈이 맹활약하면서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DRX는 승리의 아이콘인 바루스를 상대에 내줬다. 하지만 조커 픽으로 헤카림과 바드를 꺼내면서 상대의 발을 묶었다. 미드에서 상대 정글러에 의해 선취점을 내주면서 불안한 시작을 보인 DRX는 상단에서 황성훈의 아트록스가 솔로킬을 기록하며 응수했다. DRX는 드래곤 스택을 착실하게 쌓았고 20분경 미드에서 열린 대규모 교전을 승리했지만 내셔 남작을 T1에 뺏기면서 골드를 역전 당했다.

내셔 남작을 선택하는 대신 초반부터 쌓은 드래곤 스택을 바탕으로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한 DRX는 교전에 좋은 챔피언 조합을 바탕으로 장로 드래곤 전투를 승리, 본진 ‘백도어’를 시도하는 T1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수적 우위에 앞선 DRX는 그대로 T1의 본진으로 진격한 뒤 넥서스를 파괴하면서 본인들의 첫 롤드컵 결승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황성훈은 T1과의 4, 5세트에서 뛰어난 라인전과 교전 능력을 선보이면서 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MVP 킹겐 황성훈 /라이엇게임즈
MVP 킹겐 황성훈 /라이엇게임즈

 

 


판을 뒤집는 DRX '미라클 런 업셋'의 흥미로운 기록들


DRX는 롤드컵 역사상 최초로 플레이-인부터 시작해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 LCK 대표 선발전부터 어렵게 롤드컵행 막차에 탑승한 DRX는 LCK 4번 시드로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플레이-인 스테이티부터 시작했다. 5전 전승으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 DRX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도 DRX의 ‘미라클 런’은 이어졌다. LPL(중국) 3번 시드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에드워드 게이밍(EDG)를 8강 상대로 만난 DRX는 1, 2세트를 내줬지만 3, 4, 5세트를 연달아 잡아내면서 ‘패패승승승’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로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지난 2022 LCK 서머 우승을 차지하며 1번 시드를 얻은 젠지를 만났고 1세트를 패배하며 불리한 출발을 보였지만 세 세트를 연달아 승리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마저 1세트를 패배하며 시작한 뒤 3대2로 우승을 차지한 DRX는 8강부터 진행된 5전 3선승제 모두 1세트를 패배하면서도 결국 결과를 뒤집으면서 ‘업셋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3년에 데뷔한 ‘데프트’ 김혁규는 9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오르면서 최고령자 우승 선수 타이틀을 얻었다. 종전 기록은 2017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 소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앰비션’ 강찬용(당시 만 25세)이 세운 것으로, 김혁규(만 26세)가 이를 갱신했다.

‘제카’ 김건우는 처음으로 참가한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로열로더’에 등극했다. 김건우는 2020년 LPL 비시 게이밍에서 데뷔해 비리비리 게이밍을 거쳐 2022년 DRX에 합류했다. 이전까지 롤드컵에 진출한 적이 없는 김건우는 2022년 롤드컵에서 ‘로열로더’ 자리에 올랐다.

3년 연속 롤드컵 결승 기록을 세우고 2020 롤드컵에서 담원 기아 소속으로 우승했던 ‘베릴’ 조건희는 이번 우승으로 2회 우승자 타이틀을 획득했다.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DRX /LCK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DRX /LCK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DRX /LCK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DRX /LCK

 


페이커 이상혁과 DRX 김혁규 모교 마포고 단체 응원


LCK는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과 DRX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가 함께 다녔던 서울 소재 마포고등학교 재학생들을 단체 응원에 초청했다. 

1996년생 동갑 내기인 이상혁과 김혁규는 마포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졌고 롤드컵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 나이트 행사에서 외국 기자들은 "마포고등학교에서 제2의 페이커와 데프트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LCK는 한국 이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인 이상혁과 김혁규가 맞붙는 결승전을 후배들이 롤파크에서 지켜보면서 응원전을 펼친다면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라 판단, 인솔 교사와 함께 50여 명의 재학생들을 초청했다. 마포고 학생들은 교복을 착용하고 교기를 들고 LCK 아레나에서 응원전을 펼쳐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DRX는 이번 우승으로 소환사의 컵과 함께 다이아몬드가 박힌 챔피언십 반지, 상금 222만 5,000달러(한화 약 28억 원)에 라이엇 게임즈가 출시한 디지털 상품 수익 일부를 더한 총상금 중 22%를 받는다.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녹아웃 스테이지 최종 결과 /LCK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녹아웃 스테이지 최종 결과 /L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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