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빠질 수 업지...듀크 뉴켐 포에버 / 스팀
내가 빠질 수 업지...듀크 뉴켐 포에버 / 스팀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려면 수많은 인원과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대작급 AAA 게임을 제작하려면 4~5년은 필요하다. 그리고 개발 도중 일정이 어긋나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개발기간은 더 연장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너무 오래 개발하면 하드웨어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대에 뒤쳐지거나 개발자가 지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게임 개발은 일정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게임와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개발하거나 개발 중인 게임을 알아봤다. 

 


팀 포트리스2 | 밸브 | FPS | 9년


밸브가 개발한 하이퍼 FPS 게임 ‘팀 포트리스 2’는 무려 9년에 걸쳐 개발됐다.

이 게임은 초기에는 실사풍의 그래픽으로 개발했고 RTS와 FPS를 결합한 형태의 게임이었다. 구조믈을 세우거나 공중지원을 요청하는 커맨더 병과와 엔지니어나 메딕 등 다양한 병과를 등장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전부 개발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게임 컨셉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그래픽도 실사풍에서 만화적인 분위기로 교체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덕분에 이 게임은 출시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팀포트리스 2 / 스팀
팀포트리스 2 / 스팀

 


투 휴먼 | 실리콘나이츠 | 액션 RPG | 9년


캐나다의 실리콘나이츠는 게임큐브용 공포게임 ‘이타널 다크니스’와 이식작인 ‘메탈기어 솔리드 트윈스네이크’ 등을 통해 유명했던 개발사다. 실리콘나이츠는 ‘투 휴먼’이라는 3부작 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언리얼 엔진 3로 개발 중이었던 ‘투 휴먼’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게임큐브, 그리고 엑스박스 360으로 플랫폼이 변경됐다. 개발기간은 거의 10년이 걸렸다.

실리콘 나이츠는 언리얼 엔진 3가 원하는대로 작동하지 않고 지원을 하지 않았다며 에픽게임즈와 소송을 했으나 패배했다. 실리콘 나이츠는 ‘투 휴먼’을 개발하는데 결국 언리얼 엔진 3를 포기하고 자체 엔진으로 게임을 완성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걸린 개발 기간은 결과물에 비하면 너무 오래 걸렸다. 결국 ‘투 휴먼’은 3부작을 취소했고 1개의 게임만 출시되고 사라졌다. 또한 실리콘 나이츠는 2010년 ‘다크사이더스’와 2011년 ‘엑스맨 데스티니’를 출시한 이후 문을 닫았다.

투 휴먼 / xbox.com
투 휴먼 / xbox.com

 


라스트 가디언 | genDESIGN | 액션 어드벤처 | 10년


플레이스테이션 팬들에게는 동화와 같은 멋진 게임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을 ‘이코’. 그리고 ‘완다와 거상’. 그리고 차기작이었던 ‘라스트 가디언즈’는 2016년 연말에 출시됐기 때문에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2009년 E3에서 발표됐던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3로 개발 중이었다. 그리고 2010년 도쿄 게임쇼에서 2011년 겨울 출시 예정이라며 출시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2011년 겨울 ‘이코’와 ‘완다와 거상’, 그리고 ‘라스트 가디언즈’를 개발하던 우에다 후미토가 소니를 퇴사한다는 발표가 공개됐다. 우에다 후미토는 소니를 퇴사했지만 외부 직원으로 결국 이 프로젝트의 개발에 참여했다.

그리고 2015년 E3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4로 기종을 변경한다고 공개했고 2016년에 출시된다고 발표했다. 그 후 2016년 겨울 결국 10여년에 가까운 개발 기간을 거친 이 게임이 출시됐다. 평가는 괜찮았으나 너무 오랜 개발 기간 탓에 소니가 개발비를 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라스트 가디언 / 소니
라스트 가디언 / 소니

 


파이널 판타지 15 | 스퀘어에닉스 | 액션 RPG | 10년


‘파이널 판타지 15’는 2006년 최초로 공개됐다. 당시에는 ‘파이널 판타지 Versus 13’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고 이후 한동안 정보를 공개하지 않다가 E3 2013에서 ‘파이널 판타지 15’로 발표했다. 그러는 동안 플레이스테이션 3로 개발됐던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4로 플랫폼을 교체했다.

그 후 2015년 3월에 체험판을 공개하면서 게임의 완성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2015년 게임스컴에서도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는 한편 2016년 내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16년 11월… 첫 공개한지 10여년만에 출시됐다.

하지만 이것도 완전한 버전은 아니었다. 이 게임은 스토리나 게임 구성에 빈틈이 있었고 이를 업데이트로 보완했으나 결국은 모든 부분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파이널 판타지 15 / 스팀
파이널 판타지 15 / 스팀

 


프레이(PREY) / 3D 렐름(휴먼헤드) | FPS | 12년


프레이는 199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2007년에 출시한 게임으로 개발기간을 햇수로 따지면 11년이 걸렸다. 원래는 3D 렐름에서 개발했으나 2000년에 개발이 잠시 중단됐다. 그 후 2001년부터 휴먼헤드스튜디오로부터 다시 개발이 시작됐다.

그 후 이 게임은 2007년에 출시된다. 다행스럽게 출시 이후 100만장 이상을 판매하며 괜찮은 성적을 거뒀으나 엉성한 인공지능과 타격감 등 오랫동안 개발한 게임답지 않게 비평도 많이 받았다.

 


마더 3 / APE | 롤플레잉 | 12년


닌텐도의 또 다른 명작 롤플레잉 게임 ‘마더’ 시리즈는 올드 팬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APE에서 개발했던 이 게임은 일본의 국민 카피라이터 이토이 시게사토가 기획하고 닌텐도와 개발한 게임으로 대사 하나 하나가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3탄은 개발 기간이 12년이 걸리는 대작 게임이 되고 말았다. 

‘마더 2’는 슈퍼패미컴으로 1994년에 출시됐으나(이 게임도 당시 HAL 연구소 대표였던 이와타 사토루 사장 덕분에 난관을 극복하고 출시됐다) 3탄은 2006년에야 출시됐다. 개발은 1994년 ‘마더 2’ 출시 이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토이 시게사토는 슈퍼패미컴용 2D 게임으로 개발 중이었던 ‘마더 3’를 3D 그래픽으로 변경했다. 당연히 슈퍼 패미컴이 아닌 닌텐도 64로 플랫폼이 변경됐다. 하지만 개발은 순조롭지 않아 개발 중지가 됐고 2003년에 이르러서 다시 개발이 시작된다.

개발도 브라우니 브라운과 닌텐도, HAL 연구소가 함께 개발하게 됐다. 그리고 3D 게임에서 다시 2D 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한 후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으로 2006년에 출시됐다.

마더 3 / 아마존
마더 3 / 아마존

 


듀크 뉴켐 포에버 / 3D렐름 | FPS | 15년


개발 기간이 가장 긴 게임이라면 ‘듀크 뉴켐 포에버’가 빠질 수 없다. 1997년에 개발이 발표된 이 게임은 무려 2011년에야 출시됐다. 완성까지 15년이 걸린 게임으로 아직도 가장 긴 개발 기간을 자랑하는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3D 렐름이 1996년에 출시한 FPS 게임 ‘듀크 뉴켐 3D’가 큰 성공을 거두자 이후 ‘듀크 뉴켐 포에버’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이 게임은 1998년 출시를 목표로 했다. 1998년 E3에서는 트레일러 영상도 공개됐다.

그러나 갑자기 퀘이크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를 선언했고 이후 2001년 E3에서야 다시 새로운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다. 하지만 엔진 교체 이후에도 개발은 쉽지 않았다. 유통사인 테이크 투와의 문제까지 발생하며 소송전이 발생하고 재정난을 겪던 3D 렐름은 개발팀을 해체하는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원 개발진들은 트립틱게임즈를 설립하고 개발을 이어갔고 결국은 기어박스가 트립틱게임즈를 인수하고 판권 등을 해결한 후 2011년에 출시됐다. 첫 발표로부터 15년이 걸려 출시한 것이다.

영원히 고통받는 듀크 뉴켐 포에버 / 스팀
영원히 고통받는 듀크 뉴켐 포에버 / 스팀

 

 

이 게임 외에도 개발기간이 오래 걸린 게임은 정말 많다.

‘사이버펑크 2077’도 최초 공개 이후 8년이 걸렸고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GTA6’ 역시 10년 동안 출시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스타크래프트 2’나 ‘디아블로 3’도 비공식 개발 기간까지만 10년 가까이 개발된 게임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게임은 너무 욕심을 내서, 2D를 3D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스케일을 크게 잡아서, 혹은 소송 등과 관련해서 개발이 늦어졌다. 개발기간이 길어지면 기다리는 팬이나 게임회사 모두 힘들 수 밖에 없다. 완성도 문제로 연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근 AAA급 대작 게임은 한번 실수하면 개발이 오래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프로듀서의 스케쥴 관리와 게임 컨셉과 방향성이 정말 중요하다.

앞으로는 제 2의 ‘듀크 뉴켐 포에버’ 같은 영원히 고통 받는 게임이 나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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