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로블록스헬프 게시판에 올라온 한 아버지의 절절한 호소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44세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이 남성은 9살 아들이 무단으로 사용한 5,800달러(약 800만원) 규모의 로블록스 구매 건으로 인해 집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게시물에 따르면, 이 아버지는 작년 11월 심각한 부상을 당해 현재 장애 상태로 수술 후 회복 중이다. 부상으로 인한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은행의 압류 위기까지 겪었으나, 구제 금융을 통해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 4일, 7월 24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이루어진 92건의 로블록스 구매 내역을 발견했다. 총액은 5,800달러가 넘었다. 아버지는 "이로 인해 집을 잃을 수도 있고, 몇 달 후에는 거리로 나가야 할 수도 있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특히 이 아버지가 분노한 부분은 보안 시스템의 허점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계정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9살 아들이 어깨너머로 비밀번호를 보고 외워서 무단 구매를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그 꼬마는 게임에 너무 세뇌되어서 제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외우는 걸 제 어깨 너머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니와 로블록스 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소니는 103달러만 부분 환불했을 뿐이다. 로블록스는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계정 보안을 설정해야 한다"는 답변만 내놓았다고 전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은행에서도 환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다. 아버지는 후속 게시물에서 "은행에서 돈을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며 "'비밀번호를 설정했는데도' 플레이스테이션에 카드를 넣으면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정식 사용자가 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그는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9살 아들의 모든 전자기기를 무기한 압수하고, 아들의 기기를 팔아서 손실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거주 주의 검찰총장에게 연락해 로블록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결국 아들의 기기를 팔아서 힘들게 번 돈을 되찾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주의 검찰총장에게 연락해서 로블록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두 회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게시물에는 976개의 추천과 238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댓글은 동정과 조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네티즌은 "다섯 아이의 아빠로서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라며 위로를 전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은행에 연락해서 환불을 받으세요. 아들의 계좌는 해지될 겁니다. 하지만 그게 거짓말하고 당신 돈을 훔친 대가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모더레이터는 "너무 늦지 않았다면 은행에 연락해서 환불을 요청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극단적인' 선택이며, 아들의 계정이 1년 또는 영구적으로 정지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라고 조언했다. 많은 댓글 작성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한 부모는 "제 아내의 여동생 딸도 같은 일을 했어요. 250달러 정도였지만요. 환불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더 나은 부모가 되라고 말했어요"라고 전했다.
특히 인상적인 댓글은 돈 관리 교육에 대한 조언이었다. "그녀는 딸에게 직불카드를 주고 용돈을 그 카드에 넣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잔액을 확인하고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보여줬어요. 이제 딸이 정말로 로벅스를 원한다면 자신의 돈을 사용해야 합니다. 놀랍게도, 자신의 돈이 되자 딸은 예전만큼 구매하거나 원하지 않게 되었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은 미성년자의 무단 게임 결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로블록스는 미국 9-12세 어린이의 75%가 사용하는 인기 게임이지만, 실제 화폐를 '로벅스'라는 게임 화폐로 전환하는 시스템 때문에 어린이들이 실제 돈의 가치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업계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더 강력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부모의 명시적 동의 없이는 일정 금액 이상의 결제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사건은 현재 게시물이 잠긴 상태로, 더 이상 새로운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이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불운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정이 파탄 위기에 몰린 이 사건은 디지털 시대 부모들이 직면한 새로운 형태의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