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플레이엑스포 첫날,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제1전시장으로 가는 길이 그 어느 때보다 황량했다. 허허벌판에 파쇄석이 깔린 황량한 임시 주차장에 주차했기 때문일까? 제1전시장에 바로 코앞인데도 줄이 없다. 예년 같으면 제2전시장까지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장관이 펼쳐지곤 했는데, 입장 대기 줄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오픈 시간이 10시가 가까워져 오는데도 말이다. 

황량한 플레이엑스포 임시 주차장
황량한 플레이엑스포 임시 주차장
전시장 바로 앞까지 갔는데도 줄이 보이지 않는다
전시장 바로 앞까지 갔는데도 줄이 보이지 않는다
입구에도 줄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입구에도 줄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 보니 사무국이 별도의 대기 홀을 준비했단다. 전시가 진행 중인 3~5홀 외에 1~2홀을 추가로 임대를 해서 관람객이 추위나 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 줄에 3명씩 총 900명이 들어간다고 한다. 줄이 약 30개라면 약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참 잘했다 싶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게 아닌가 싶다. 소는 이미 떠나갔다는 얘기다. 

10시 입장인데 대기홀이 텅텅 비었다. 
10시 입장인데 대기홀이 텅텅 비었다. 
드디어 입장 시작.
드디어 입장 시작.

 

이번 플레이엑스포 참가 사는 인디 게임 사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도 인디, 저기도 인디, 대부분 인디 게임사다. 그것도 모바일게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고, 대부분 스팀용 PC게임이다. 두 눈을 사로잡는 개성적인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서 거기인 게임으로 꽉 들어찼다. 바이어나 이용자가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게임이 없다는 얘기다. 

여기저 PC게임, 저기도 PC게임이다. 
여기저 PC게임, 저기도 PC게임이다. 
스토브와 스팀
스토브와 스팀 게임이 대부분!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인디 게임사가 비싼 부스 비용을 모두 냈을 리 만무하다. 모두 경기콘텐츠진흥원이나 정부 등 어딘가에서 지원을 받고 참가했으리라는 것이 한 개발사 대표의 주장이다. 플레이엑스포 사무국의 부스 비용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대목이다. 거기서 거기인 인디 게임을 보려고 수 많은 이용자들이 몰릴까? 이용자도 없는 전시회에 해외 유명 게임사가 올까?  블리자드가 1부스 출전했다고 해명이 될까? 악순환의 시작이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BTB다. 약 100개 가까운 게임사 중에서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인디 게임사가 단 한 군데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인디 중의 인디 게임사가 참가했다. 혼자 아니면 두세 명으로 구성된 풀뿌리 게임사들이 대부분이다. 중견 게임사들이 많이 참가하는 지스타와 비교하면 확실히 플레이엑스포가 종합 게임 전시회가 아니라, 인디 게임 전문 전시장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부산에서 열리는 BIC와 차별점이 없다. 

해외 인디 게임사라도 많았다면 '전락'이라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BTB 바이어도 서구권 바이어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중국어와 일본어가 간혹 들렸다. 대부분 한국 게임사였고 동양 바이어였다. 과연 플레이엑스포 사무국이 해외 게임사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있었나 의구심이 든다.

서구권 바이어를 찾아보기 힘든 플레이엑스포 BTB 전시장
서구권 바이어를 찾아보기 힘든 플레이엑스포 BTB 전시장

 

현장에 참가한 한 게임사 대표는 "뻔하다. 인디는 각종 인디 행사를 돌고 돈다. 플레이엑스포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얘기한다. 특별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인디가 대접을 받다 보니 중복적으로 전시회나 참가한다. 신선하고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현장에서 보니 킨텍스 제3전시장을 건설 중이다. 만약 여기서도 플레이엑스포가 열릴 수 있다. 도쿄 게임쇼나 차이나조이처럼 규모가 커지는 것은 환영할 만 한 일이다. 또 1, 2홀을 빌려서 참관객을 배려하는 모습도 좋다. 하지만 규모나 배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이 빠져 있다. 대작이 없고, 관심 가는 작품이 없다. 플레이엑스포가 인디 전시회가 아닌, 글로벌 종합 게임 전시회가 되려면 대작을 가진 중대형 게임사의 참여나 해외 게임사를 불러들이려는 사무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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