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범죄자의 추격을 그린 레이싱 게임 체이스 HQ / deviantart.com/
경찰과 범죄자의 추격을 그린 레이싱 게임 체이스 HQ / deviantart.com/

지금은 스퀘어에닉스 소속이 됐지만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타이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중 하나였다.

당시의 타이토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시작으로 ‘버블보블’ 등 수많은 명작 게임을 탄생시켰다. 그 중 ‘체이스 HQ’는 타이토가 제작한 가장 이색적인 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치 헐리웃 형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경찰과 범죄자와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게임으로 표현했다. 당시 세가의 ‘아웃런’ 같은 레이싱 게임이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타이토는 1988년 ‘체이스 HQ’라는 이색 레이싱 게임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평범한 레이싱 게임 같지만... /arcade-history.com
평범한 레이싱 게임 같지만... /arcade-history.com
체이스 HQ / deviantart.com
체이스 HQ / deviantart.com

 

이 게임은 당시 오락실에서 유행하던 제한 시간 속에 코스를 빠르게 달려야 했던 게임과는 달리 60초 동안 범죄자를 추격하고 이후 범죄자를 따라잡으면 자동차를 충돌시켜 상대 차량을 망가뜨린 후 체포하는 게임이다. 적을 추격하다 보면 갈림길이 등장하는데, 화살표 방향대로 가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화살표 반대로 가면 적과의 거리가 더 멀어진다. 또한 이 게임은 스테이지당 3번의 터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야 했다. 운 나쁘게 터보를 사용했는데 급격한 커브길이 등장한다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적을 추격한 후 적의 차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한 두번 공격해서는 안되고 충돌할 때마다 적 차량의 데미지 게이지가 쌓이고 이를 풀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스테이지는 총 5개가 있고 점점 적 자동차의 체력이나 스피드가 강해진다. 이렇게 ‘체이스 HQ’는 레이싱 게임에 목적성과 스토리, 캐릭터성을 부여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사건이 있다. 타이토는 ‘아웃런’의 인기를 보고 타이토의 히로유키 사코는 ‘풀 스로틀’이라는 레이싱 게임을 출시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미국에서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개발진들은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당시 미국에서 운전하다가 과속으로 경찰의 추격을 받고 체포됐던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체이스 HQ’가 탄생했고 이 게임은 ‘아웃런’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참고로 이 게임은 실존 차량을 게임에 등장시켰는데, 플레이어는 포르쉐 928, 적은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등을 운전한다.

이 게임이 성공하면서 1년 뒤에는 ‘SCI(스페셜 크리미널 인베스티게이션)’라는 속편이 등장했다. 속편도 기본 시스템은 같지만 핸들의 버튼을 눌러 총기를 발사할 수 있고 헬리콥터에서 강력한 바주카포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속편 SCI / arcade-history.com
속편 SCI / arcade-history.com
체이스 HQ / deviantart.com
체이스 HQ / deviantart.com

 

‘SCI’도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꾸준하게 시리즈가 등장했지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 게임의 제작자인 히로유키 사코는 ‘SCI’까지만 제작을 담당했다. 1993년에는 1인칭 시점을 사용한 ‘슈퍼 체이스’가 1997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레이 트레이서’가, 2007년에는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체이스 HQ 2’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신작이 제작되지 않았다. ‘레이 트레이서’는 ‘체이스 HQ’과 유사한 게임 방식을 가지고 있으나 별도의 게임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1988년에 등장한 ‘체이스 HQ’는 오락실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다양한 PC와 콘솔 게임기로 이식됐다. 시리즈 중에 가장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체이스 HQ’와 SCI’는 새턴으로 출시됐고 플레이스테이션 2용 ‘타이토 메모리즈 2 상, 하’편에 수록되어 있다.

1인칭으로 시점을 변셩한 슈퍼 체이스 /arcade-history.com
1인칭으로 시점을 변셩한 슈퍼 체이스 /arcade-history.com
3D 그래픽으로 제작한 체이스 HQ2. 체이스 HQ / deviantart.com
3D 그래픽으로 제작한 체이스 HQ2. 체이스 HQ / deviantart.com

 

참고로 이 게임의 주인공은 백인 토니 깁슨, 흑인 레이몬드 브래디라고 설정되어 있다. 이 캐릭터들은 형사 영화 ‘리썰 웨폰’의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은 1989년 횡 스크롤 액션 게임 ‘크라임 시티’에서도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체이스 HQ’에서 타던 포르쉐도 등장한다. ‘크라임 시티’는 ‘체이스 HQ’의 공식 스핀오프 게임이다.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 액션 게임 크라임 시티. 체이스 HQ / deviantart.com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 액션 게임 크라임 시티. 체이스 HQ / deviant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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