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크스, 독특함, 익숙함...매드월드를 대표할 만한 단어들이다.
몇 년 이상 개발됐기 때문에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게임이다.
출시가 꽤 자주 미뤄졌다.
이번 테스트는 오랜만의 테스트라 관심이 갔고, 또 한 번 그로테스크한 매드월드의 세계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역겨움에 토가 나올 정도다.
시체가 들끓는 세상, 피가 튀고, 잔인하다.
몬스터는 쫓아오고, 도망치기 바쁘다. 멈출 새가 없다.
그렇게 정착지에 도착하고 나면 정말 인트로 치고는 '강렬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시체 속에 숨었는데 괴물이 다시 와서 들여다보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매드월드는 MMORPG다. 누구나 같은 인트로를 겪게 되지만 필드를 돌아다니는 실제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과 협업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림체는 너무 독특해서 비슷한 게임을 찾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패키지 게임 ‘돈 스타브(굶지마)’의 그림체를 많이 닮았다. 특히 모닥불 피우는 야영지 느낌은 많이 닮았다.
그림체는 절대 잘 그렸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중독적이다. 움직임도 이상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내용이 더 중요하게 다가와서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이 튜토리얼이다.
보스전이면 컨트롤을 하는 것이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튜토리얼에서 칼과 마법봉 2개를 주고 무기(~)와 타깃(TAB)을 바꾸는 키를 알려준다. 또 근접공격과 원거리 공격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며, 보스전에서 구르기(Shift) 버튼을 눌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초반부터 가차 없이 플레이어를 죽여 버린다. 초보라서 봐주는 것이 없다.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튜토리얼도 있고, 뭔가 초보자를 많이 챙겨주는 느낌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초반 포션과 마나 100개를 주지만 보스전에서는 한 없이 들어간다. 앞으로 얼마나 포션값이 들어갈지 모를 일이다.
MMORPG지만 온라인게임의 익숙한 스토리 진행과는 차이가 있다. 개발진의 '개구짐'이 느껴진다. 야영지 NPC와 얘기하다 갑자기 엔딩 분위기로 간다. '뭘 잘못 선택했나? 배드엔딩인가' 하는 마음이 든다. 스토리 하나하나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매드월드. 이 게임만의 아이덴티티는 분명하다.
그로테스크, 독특함, 익숙함...익숙함은 PC온라인 게임의 익숙함이다. 인벤토리 창을 열고 필드를 누비며 탐험을 하는 것은 동일하고, 그 속에 포함된 다양한 상점에서 보여주는 과금의 모바일게임에서 많이 느껴지는 익숙함이다. 무료인 대신 프리미엄 배틀패스 등 유료 제품도 착실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있어야 할 NPC가 사라지는 등 잡아야 할 버그도 몇몇 보인다. 초반 그로테스크함의 울렁증을 원만하게 넘길 수 있다면 잿빛 필드에서의 모험을 기대해도 좋을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