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에서 멋진 액션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필드 전투가 생명이고 다수의 적과 다수의 이용자까지 보여주어야 하니 액션과 MMO는 상반된 것이어서 둘 다 보여주기 힘들다.
액션성 있게 개발한다 해도 숄더 뷰가 아닌 쿼터 뷰 시점으로 시점을 넓혀 버리면 화려한 액션은 온데간데없어진다.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는 액션을 MMORPG 속에 잘 녹여냈다. 그 힘든 것을 해 낸 것이다. 액션은 반승철 대표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다크어벤저’ 시절 그가 보여준 액션은 나쁘지 않았다. 그 액션을 더욱 화려하게 발전시켜 돌아온 것이 아레스다.
일단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게임을 실행시켜보니 캐릭터를 선택하는 장면부터 남다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캐릭터도 예쁘다. 이 정목 두께부터 체형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캐릭터도 예쁘다. 이 정도면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을 만하겠다.
그래서 계속 게임 내에서 멋진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잘 안 보인다. 각이 잘 안 잡힌다. 아마도 풀 3D 게임에 360도 회전이 가능해서 그런지 자신을 볼 수 있는 시점이 불편하다. 이럴 때는 고정 시점이 나을 수도 있겠다.
3D 그래픽이라서 보여주는 액션성 하나는 최고다. 현란해서 눈이 부실 정도다. 너무 눈이 부시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아레스’도 그렇다. 절정이다. 하지만 지나쳐서 좋을 건 없다. 지스타 버전이라 더 이런 액션 이펙트를 넣었는지 몰라도 너무 과한 느낌이다. 조금만 줄이면 더 액션성이 살 것 같다. 강약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3명의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다른 슈트, 다른 스킬을 사용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 게임에 관심을 가진 이우도 아이언맨처럼 슈트가 액티브하게 움직인 영상에 반해서다. 게임 초반에 이런 역동적인 슈트 액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후에는 일반 MMORPG의 법칙을 따른다. 그리고 오토 이동, 오토 전투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재미가 반감된다. MMORPG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물론 보스 레이드에서는 앞서 보여줬던 액션의 재미가 되살아날 수 있다. 그래도 주변 몬스터 20마리 잡기와 같은 퀘스트는 반복전투라 지루할 수 있다. 애써 노력한 액션성 높은 MMORPG의 격을 떨어트리지 말고 보다 흥미로운 소재의 퀘스트 개발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그래픽 잘 뽑아서 MMORPG 형태로 잘 만들었다. ‘로스트 아크’도 그랬다. 오픈 첫날 그래픽 깨지고 막히고 난리가 아니었던 게임이 좋은 운영으로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게임이 됐다. 결국은 MMORPG는 ‘운영’이다.
잠시 즐겨 본 ‘아레스’에서 액션을 중요시하는 반대표의 고집도 느껴진다. 그 고집, 그 액션, 플레이 시간이 흘러가도 지속되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액션과 MMORPG 모두 만족스러운 작품을 개발한다면 그 누구도 하지 못한 한국식 슈트 액션 MMORPG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