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피로도다. 하루에 정해진 피로도를 소진하고 나면 더 이상 게임을 해도 레벨업이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가 무의미해진다.

가장 아쉬운 것은 정말 죽이 잘 맞는 파티를 만났는데, 피로도가 없어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때다.

"함께 하면 두려울 게 없었다"라는 영화 친구의 대사처럼 파티를 맺고 던전을 돌 때면 무서울 게 없다. 혼자서는 버겁기만 한 던전이 순식간에 끝나고 보상이 쏟아진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을 즈음, 함께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높아진 그때 피로도가 부족해서 파티를 빠져나올 때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던파M'이 보여준 특징은 수동이다. 최근의 트랜드가 자동에서 수동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짐나 던파M이 이 트렌드를 따랐다고 보기 힘들다. 아예 PC 온라인 게임 시절의 콘텐츠와 조작방식까지 완전 동일함을 기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수동 전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수동이 주는 즐거움은 피로도와 맞물려 최상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얼마 없는 피로도라 높은 텐션을 가지고 수동 전투에 임할 수밖에 없고, 또 파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그렇게 하다보니 게임의 재미가 폭발한 것이다.

'던파M'이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불편한 수동 전투, 갑갑한 피로도를 달고 나왔음에도 매출 1위를 설명할 길은, 반대로 수동전투와 피로도 이것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던파 온라인과 똑같이 나왔다는 점이다. '똑같다'는 그 의미의 그 중심에도 이 수동과 피로도가 존재한다.

사진=위키
사진=위키


'던파M'의 성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자동으로 인해 잃어버린 재미가 크다. '던파M'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전투가 수동밖에 안된다니 실화? 게임 삭제함, 자동 되면 돌아온다"며 떠난 이용자도 있다. 기자도 수동과 피로도가 가득한 시스템을 보며 '이게 될까?'싶었는데 됐다. 또 '원신'도 그렇고, '카트라이스러쉬플러스'도 100% 수동이다. 인기 있는 '배그'도 수동이며, '로블록스'도 수동이다.

올해 출시된 타이틀 중 수동과 자동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타이틀이 있다. '트라하 인피니티'와 '언데셈버'다. 둘 다 올해 1월 출시된 타이틀로 '언디셈버'는 '디아블로' 스타일의 핵앤슬래시를 표방했고, '트라하 인피니티'는 자체 퍼블리싱을 진행하며 수동이었던 전투를 자동으로 탈바꿈시켰다.

둘 다 인기 타이틀이었던 만큼, 구글 매출 6, 7위까지 올랐다. 지금은 어떨까? 모바일 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둘다 DAU 1.4만명 정도에 구글 매출 40위와 41위로 1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출 순위 그래프를 보면 '언디셈버'가 굴곡 없이 안정적이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다. '언디셈버'가 더 꾸준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자동이 필요한 게임이 있고, 아닌 게임이 있다. 액션을 내세웠다면 수동의 재미가 있어야 한다. 액션 쾌감은 수동이다. 보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 쉬운 진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개발사가 있다면 진리를 따라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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