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엔진 경계 사라지나?...'포트나이트'에 유니티 엔진 게임 지원 이유

2025-11-20     정지우 기자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생태계에 유니티 엔진 기반 게임 지원을 시작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유니티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발자가 엔진에 제한받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 x 유니티 파트너십 /에픽게임즈

 

스위니 CEO는 모바일, PC, 콘솔, 창작자 플랫폼을 아우르는 개방형 생태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플랫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이 개발자가 더 많은 플레이어에게 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니티 개발자, 포트나이트에 게임 직접 출시 가능

이번 협력으로 유니티 개발자는 내년부터 포트나이트에 자신의 게임을 직접 출시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는 5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니티 개발자는 포트나이트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포트나이트는 지금까지 언리얼 엔진과 UEFN 기반 콘텐츠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확장해 왔으며, 유니티 엔진 기반 게임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니티도 자사의 크로스플랫폼 커머스 플랫폼에 언리얼 엔진 지원을 추가한다. 언리얼 엔진 개발자는 PC, 모바일, 웹에서 디지털 카탈로그 관리, 결제 서비스 연동, 웹 상점 운영, 가격 및 프로모션 설정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내년 초부터는 언리얼 엔진 내에서 이러한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작업이 진행된다.

 

게임 엔진 경계는 그대로...어떤 엔진이든 여러 플랫폼에 배포 가능한 구조

이번 포트나이트의 유니티 엔진 게임 지원은 게임 엔진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보다는 플랫폼 레이어에서의 전략적 협력이다. 게임 엔진이라는 핵심 영역은 여전히 경쟁 관계지만 포트나이트는 이제 게임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처럼 다른 게임들이 입점하는 메타플랫폼이 되려는 전략이고, 5억 이용자라는 트래픽을 활용해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여기에 유니티 게임까지 받아들이면 콘텐츠 풀이 급격히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은 사실상 애플, 구글을 겨냥한 압박이다. 에픽과 유니티 모두 애플, 구글의 30% 수수료 모델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두 회사가 서로의 플랫폼을 열어주는 건 "플랫폼 사업자가 자기 엔진만 밀어주는 폐쇄 생태계는 구시대적"이라는 메시지다. 

경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편되는 것은 맞다. 엔진-플랫폼-유통이 분리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엔 "우리 엔진 쓰면 우리 플랫폼에만 최적화"였다면, 이제는 "어떤 엔진이든 여러 플랫폼에 배포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이다. 이건 결국 개발자들의 선택권 확대다. 

이번 협력은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이 더 개방적이고 상호운용 가능한 구조로 진화하는 신호탄이다. 다만 실제 성과는 내년 유니티 게임들이 포트나이트에서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