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JRPG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전설의 게임 ‘드래곤 퀘스트 1&2 HD-2D 리메이크’
스퀘어에닉스의 JRPG ‘드래곤 퀘스트 1&2 HD-2D 리메이크’가 출시됐다.
‘드래곤 퀘스트’를 빼놓고는 JRPG를 이야기할 수 없다. ‘드래곤 퀘스트’는 1986년에 첫 출시되면서 사실상 JRPG의 출발을 알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드래곤 퀘스트’ 전에는 서양식 ‘울티마’나 ‘위자드리’ 같은 게임이 소수 RPG 매니아에게 인기를 얻었다. ‘드래곤 퀘스트’ 보다 먼저 일본에서 개발된 RPG는 T&E소프트의 ‘하이드 라이드’와 일본팔콤의 ‘드래곤 슬레이어’ 같은 작품 정도가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 퀘스트’는 ‘드래곤볼’을 연재했던 만화주간지 소년 점프에 개발자 호리이 유지가 직접 게임에 대한 연재를 하고 일러스트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드래곤볼’의 도리야마 아키라가 담당하면서 출시 전부터 굉장한 화제를 모았고 출시 이후에는 국민게임으로 성장했다. 그 후 2, 3탄 등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학생들이 게임 플레이를 위해 등교를 거부하거나 악성재고와 끼워팔기 등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며 더 큰 화제를 불러왔다.
또한 ‘드래곤 퀘스트’의 대성공 이후 영감을 받아 ‘파이널 판타지’가 탄생하는 등 JRPG가 본격화됐다. 그 전설의 게임이 이번에 HD-2D 그래픽으로 다시 리메이크된 것이다. 이 게임은 이리 여러 번 재출시됐으나 이번에는 HD-2D 그래픽으로 완전히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기자는 어린 시절 MSX2 PC로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40여년이 지나 다시 1탄을 즐기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원작의 플레이 느낌이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의 한 켠에 원작의 추억이 남아있었다. 당시에는 일본어도 몰랐는데, 정말 인상적인 게임이었던 것 같다.
초창기 ‘드래곤 퀘스트 1,2,3’는 로토 시리즈라고 부른다. 스토리는 3, 1, 2편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미 출시된 3탄을 먼저 플레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원작처럼 1,2,3 순으로 플레이해도 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1, 2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시리즈를 선택한 후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리메이크는 지난해 출시된 3편과 그래픽이나 UI 등 모두 동일한 느낌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고전 게임이지만 16비트 게임을 보는 듯한 도트 그래픽의 캐릭터와 3D로 재탄생한 배경은 잘 어울린다. 이러니 HD-2D 리메이크작이 계속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촌스럽지 않게 화려한 연출이 더해져 빛에 반사하는 수면 장면 등 제법 근사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또한 편의성이 더 좋아졌는데, 이번에는 맵에서 던전 등의 지도가 전부 표시되며 심지어 보물상자의 위치도 표시할 수 있는 등 편의성이 크게 좋아졌다. 고전 RPG들은 대부분 대사를 통해 단서를 얻고 다음 목적지를 찾아가야 하는데, 리메이크작은 그러한 고생이 필요 없다. 그리고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볼륨이 작았으나 이번 리메이크작에서는 중간 중간 스토리를 보강하고 신규 지역이나 캐릭터 등 콘텐츠가 다수 추가됐다. NPC 수준이었던 일부 캐릭터에게는 캐릭터성이 부여되기도 했다. 특히 정령 루비스와 관련한 콘텐츠는 스토리의 깊이를 더 해준다. 또한 메달 찾기도 추가됐다. 덕분에 이 게임을 과거에 즐겼다고 해도 새로운 기분으로 플레이할 수 있고 전체적인 볼륨도 많이 증가했다.
편의성은 확실히 좋아졌지만 게임 자체는 고전 게입답게 난이도가 높다. 특히 1탄은 파티원이 없고 용자 한 명이 전투를 진행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당하다. 주인공은 한 명인데 적은 무리지어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 오버가 되기 쉽다. 그래서일까? 난이도를 쉬움으로 하면 HP가 1 이하로 안떨어지는 사실상 무적 모드를 선택하여 한층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쉬움 모드 조차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아쉬운 부분은 지난해 3탄에서 지적받았던 전투 장면은 이번에도 그대로라는 것. 그리고 최근 리메이크작처럼 경험치나 돈 증가 등을 통해 불필요한 전투를 줄이게 만들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2탄은 던전 탐험이 많고, 랜덤 인카운터로 적을 계속 만나기 때문에 던전 탐험이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리메이크작이지만 고전 게임의 감성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에 오래된 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하며 플레이해야 할 것이다. 결국 오래된 게임 아니야 하고 평가할 수 있으나 이 게임을 과거부터 즐겼던 팬이라면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소중한 게임이 될 것이다. 한명의 팬으로서 지난해 3탄과 이번 리메이크에 감사할 따름이다. 만약 뉴비거나 11탄으로 ‘드래곤 퀘스트’의 팬이 됐다면 시리즈의 초창기 작품부터 도전해 보기 바란다. 이제는 로토 시리즈에 이어 천공 시리즈도 HD-2D 리메이크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