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 '시간'을 화폐로 사용하는 배틀로얄, 타임 테이커스(Time Takers)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하고 국내 신생 스튜디오 미스틸게임즈(Mistil Games)가 개발하는 3인칭 팀 기반 생존 슈터 '타임 테이커스'가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5에 출전한다.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gamescom) 2025의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pening Night Live)에서 전격 공개되어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 작품이, 이번 지스타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소개될 예정이다.
타임 테이커스는 엔씨소프트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300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관에서 선보일 5개 타이틀 중 하나로, 센터 돔형 파노라마 극장에서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상영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11월 19일 정식 출시를 앞둔 '아이온 2(AION 2)', 오픈월드 전술 슈터 '신더 시티(Cinder City)', 애니메이션 액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Limit Zero Breakers)'와 함께 타임 테이커스를 주요 라인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간이 곧 생명, 독특한 생존 메커니즘으로 주목받는 신작 슈터
타임 테이커스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시간' 그 자체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게임 메커니즘이다. 게임 내에서 시간은 단순한 제한 요소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생명이자 성장을 위한 화폐로 기능한다. 플레이어들은 '타임 에너지(Time Energy)'라고 불리는 이 시간 자원을 수집하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며, 때로는 팀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모든 플레이어는 제한된 생명시간을 가지고 시작하며, 필드에 흩어진 타임 에너지를 채집하거나 적을 처치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간 자원은 스킬 업그레이드, 팀원 부활, 또는 단순히 생존 연장에 사용될 수 있어, 매 순간 선택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미스틸게임즈의 CEO이자 프로젝트 리드인 조용민 대표는 개발자 영상을 통해 "단순히 에임 실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슈터가 아니라, 모든 선택과 판단이 중요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타임 테이커스는 팀 생존 게임을 표방하며 전략적 협력을 핵심으로 설계됐다. 일정 거리 내에 있는 팀원들은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한 명이 획득한 타임 에너지는 자동으로 팀원들과 공유된다. 또한 위기에 처한 동료에게 자신의 생명시간 일부를 이양할 수도 있어, 팀워크가 곧 생존의 열쇠가 된다.
전통적인 히어로 슈터와 달리 타임 테이커스는 고정된 역할 분담을 거부한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무기 선택과 '앱'이라고 불리는 스킬 같은 시스템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어, 같은 캐릭터라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플레이 스타일로 운용할 수 있다. 이는 매치마다 다양한 전략과 빌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펄어비스(Pearl Abyss) 출신 개발자들이 뭉친 미스틸게임즈
타임 테이커스를 개발하는 미스틸게임즈는 2022년 설립된 한국의 신생 게임 스튜디오다. 공동 CEO를 맡고 있는 서용수 대표와 조용민 대표는 모두 글로벌 흥행작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 출신이다. 서용수 대표는 펄어비스에서 아트 디렉터로 활약했으며, 조용민 대표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리드 프로듀서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 12월 미스틸게임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타임 테이커스의 글로벌 퍼블리싱 권리(중국 제외)를 확보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MMORPG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Moon Rover Games), 폴란드의 버추얼 알케미(Virtual Alchemy) 등 해외 스튜디오는 물론, 빅 게임 스튜디오(VIC Game Studios) 등 국내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에도 투자하며 장르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스틸게임즈는 현재 타임 테이커스 외에도 '그레이(GRAY)'라는 온라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임 테이커스는 언리얼 엔진 5(Unreal Engine 5)의 강력한 기능을 활용해 고품질 그래픽, 모션 캡처, 페이셜 모핑, 그리고 빠른 속도의 게임플레이를 구현했다.
타임 테이커스는 중세 일본과 유럽, 현대 도시, 미래적 배경 등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드는 설정을 특징으로 한다. '시간'이라는 주제에 충실하게, 여러 시대에서 온 '여행자(Travelers)'들이 등장하며, 각자 고유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공식 웹사이트에는 전투 로봇 알리스(Alis)를 비롯한 초기 캐릭터들이 공개되어 있으며, 출시 시점에는 약 13명의 플레이 캐릭터가 준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게이머들의 엇갈린 반응
타임 테이커스의 공개 이후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들은 수천 건의 조회수와 함께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다. 공개 트레일러 영상은 약 7,9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개발자 영상은 4,200회를 넘어섰다.
긍정적인 댓글들은 주로 독특한 시간 메커니즘에 주목하고 있다. 한 유저는 "생존을 위한 시간 메커니즘과 동료들과의 연결 시스템이 정말 흥미롭게 다가온다. 플레이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캐릭터 디자인이 정말 좋다. 각 캐릭터가 원래 세계의 의상을 유지하면서도 능력에 따라 흰색-파란색 사이버 기술 요소가 추가되는 방식이 훌륭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국 게이머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특이하다, 빨리 내주세요"라며 출시를 고대하는 댓글부터, "원숭이 귀엽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댓글까지 다채로운 반응이 이어졌다. 콘솔 출시 여부를 묻는 질문도 다수 있었는데, 엔씨소프트는 PC와 콘솔 플랫폼 모두에서 2026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수많은 히어로 슈터와 배틀로얄 게임들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일부 게이머들은 피로감을 드러냈다. "서버는 언제 닫나요? 오프라인 봇 모드를 포함시켜서 서버 종료 후에도 업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냉소적인 댓글이나, "타임 투 킬(TTK)이 너무 길어 보이는데 망하겠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있었다. "그래픽은 좋은데, 뭐지 이 근본 없는 서양 중세와 일본식 배경과 현대 서양 캐릭터의 믹스는?"이라며 세계관 설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보였다.
포화 상태인 히어로 슈터 시장에서 타임 테이커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마블 라이벌스(Marvel Rivals)나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NARAKA: BLADEPOINT) 같은 작품들이 증명했듯, 게이머들이 싫어하는 것은 장르 자체가 아니라 '나쁜' 게임이다. 타임 테이커스가 독창적인 시간 메커니즘과 전략적 팀플레이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다가오는 지스타 2025와 스팀(Steam)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임 테이커스는 2026년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무료 플레이(Free-to-Play) 형태로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어 음성 더빙을 포함할 계획이다. 현재 스팀 스토어에서 위시리스트 등록이 가능하며, 조만간 실시될 클로즈드 플레이테스트 참가 신청도 받고 있다. 지스타 2025에서는 대형 파노라마 극장을 통해 트레일러가 상영될 예정이며, 직접 플레이 가능한 데모 버전이 제공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