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다크 판타지 속 덱빌딩, 새로운 실험… '카제나'가 그리는 절망의 우주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는 다크 판타지 로그라이크 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가 오는 10월 22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에픽세븐’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번 신작은 황폐한 우주를 무대로 한 절망적인 세계관과 카드 기반 전투 시스템, 로그라이크의 불확정성을 결합한 독창적인 구조를 갖췄다. 김형석 대표가 직접 디렉터로 참여해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핵심 IP로 육성할 계획이다.
‘카제나’는 인류가 미지의 현상 ‘카오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우주 방주를 타고 생존을 이어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카오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다양한 요원들과 함께 방주 밖의 위험한 세계에 뛰어들게 된다. 전투 중에는 요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붕괴하거나 트라우마에 빠지는 등, 정신적 파괴를 전면에 내세운 연출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내면과 상처, 붕괴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 기존 서브컬처 게임과는 차별화된 감정선을 보여준다.
게임은 RPG의 성장 구조, 카드덱 빌딩의 전략성, 로그라이크의 반복적 변화를 결합했다. 이용자는 각 요원의 카드덱을 구성해 전투에 임하며, 탐험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결과는 이용자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며, 매 플레이마다 다른 전투 구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인 로그라이크처럼 모든 진행이 초기화되는 대신, ‘세이브 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탐험 중 획득한 카드나 장비 일부가 저장돼 다른 콘텐츠에서 활용된다. 반복 플레이에 동기를 부여하는 구조다.
그래픽은 2D 애니메이션 기반으로, ‘에픽세븐’보다 한층 발전한 기술이 적용됐다. 단일 요원 기준으로 서브컬처 게임 중 가장 방대한 리소스를 보유했으며, 일러스트·SD·애니메이션 간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배경은 2.5D 액티브 카메라를 적용해 2D 환경임에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제작됐다. 라이트 리소스 기반의 능동형 광원효과, 실시간 그림자 표현 등 신기술을 통해 다크 판타지 세계의 깊이와 공포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세계관은 성간 문명의 시대 이후를 다룬다. 인류가 우주 개척에 성공하며 번영하던 시기, 지구에 갑작스러운 검은 안개가 발생해 36시간 만에 모든 생명을 위협한다. 이를 ‘카오스’라 부르며, 인류는 반영구적 우주 함선 ‘방주’를 띄워 지구를 탈출한다. 이후에도 카오스는 우주 전역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해 대부분의 행성을 불모지로 만들었고, 각 생존 문명은 방주를 중심으로 공존을 모색한다. 그 어떤 종족도 카오스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퍼스트’라 불리는 특수 인간을 중심으로 내부 탐사를 시도한다. 플레이어는 이 퍼스트와 요원들을 이끌어 카오스에 잠입하고, 그 정체를 규명해야 한다.
전투는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턴제 카드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요원별로 기본 카드와 고유 카드가 존재하며, 카오스 탐험을 시작할 때는 기본 카드만 소지한 상태에서 점차 카드풀을 확장해 나간다. 몬스터 카드, 보조 카드 등 다양한 효과의 카드가 존재하고, 이를 어떤 순서와 조합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전투 중에는 ‘번뜩임’ 시스템을 통해 기존 카드에 새로운 효과를 부여할 수도 있다. 포인트 소모량이 제한된 만큼, 한 턴 내 카드 사용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전략성이 요구된다.
요원들은 열정, 공허, 본능, 질서, 정의의 다섯 속성 중 하나를 지니며, 적마다 특정 속성에 취약한 부분이 있어 파티 구성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전투 중 요원은 스트레스 수치가 누적될수록 붕괴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때는 고유의 붕괴 연출이 발동하고 카드 사용이 제한되는 등의 패널티가 주어진다. 붕괴는 단계적으로 악화되며, 트라우마 상태로 진입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를 극복하면 전투의 판도를 바꾸는 반전 효과를 얻는다. 또한 모든 요원은 전투 중 에고 포인트를 모아 사용하는 ‘에고 스킬’을 보유한다. 에고 스킬은 강력한 위력과 함께 고품질 애니메이션 컷인이 삽입돼 몰입감을 높인다.
카제나의 요원은 출시 시점 기준 50여 종에 달한다. 전투원과 파트너로 구분되며, 전투원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요원으로 고유 카드덱과 직업군(스트라이커, 뱅가드, 레인저, 헌터, 사이오닉, 컨트롤러)을 가진다. 파트너는 전투원의 지원 역할로, 에고 스킬과 패시브 효과를 통해 전투 시 시너지를 낸다. 각 요원은 스토리, 상호작용 등 외전 콘텐츠도 보유해 수집 요소의 깊이를 더했다.
콘텐츠는 메인 스토리와 ‘카오스 탐사’로 구분된다. 메인 스토리는 서사를 따라가며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구조로, 스토리 진행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가 해금된다. 카오스 탐사는 로그라이크형 탐험 콘텐츠로, 입문 단계부터 ‘세이브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으며 진척도에 따라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 탐사 중에는 전투 외에도 선택지 기반의 미니 이벤트가 발생해 변화를 준다.
이 외에도 전투 전용 콘텐츠로 ‘시뮬레이션’과 ‘초공간의 유역’이 있다. 시뮬레이션은 성장 재료를 얻는 콘텐츠이며, 초공간의 유역은 1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고난도 모드다. ‘차원의 여명’과 ‘차원의 황혼’ 두 종류로 나뉘며, 각각 2개의 팀을 운용해 전투를 진행한다. 차원의 황혼은 시즌제로 운영되며, 매 시즌 다른 전투 패턴을 경험할 수 있다.
‘제로 시스템’은 본격적인 덱빌딩 로그라이크 콘텐츠다. ‘코덱스’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입장하며, 카오스 탐사보다 더 많은 변수와 조건이 부여된다. 제로 시스템을 플레이하면 ‘카오스 오브’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공격력·방어력·체력·희귀종 출현률 등을 강화하는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 코덱스는 등급에 따라 난이도와 보상이 달라지고, 합성을 통해 새로운 카오스를 생성할 수도 있다.
육성은 RPG와 로그라이크의 결합을 가능하게 한 핵심 구조다. ‘세이브 데이터’는 카오스 탐사나 제로 시스템 종료 후 무작위로 저장되는 카드·장비 데이터로, 전투 임무와 전투 콘텐츠에서 사용할 수 있다. 더 나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 꾸준한 반복 플레이가 요구된다.
요원 육성에는 레벨업, 에고 발현(한계 돌파), 잠재력, 기억의 조각 시스템이 포함된다. 잠재력은 전투 능력 향상 및 번뜩임 효과 해금에 쓰이며, 기억의 조각은 요원별 6부위 장비로 구성돼 속성 보너스와 세트 효과를 제공한다. 세트는 총 12종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획득 가능하다. 전투원은 모든 육성 요소가 적용되지만, 파트너는 레벨업과 에고 발현만 가능하다.
게임의 중심 공간인 방주도시 ‘나이트메어호’에서는 상호작용 콘텐츠가 제공된다. 플레이어는 함장으로서 도시의 행정, 경제, 행복도를 관리하고, 연구 시설과 식당을 통해 전투 강화 효과를 얻는다. 요원들과의 ‘외출’ 기능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거나, 트라우마에 빠진 요원을 ‘트라우마 센터’에서 심리 상담으로 회복시킬 수도 있다.
시즌제 콘텐츠도 마련됐다. ‘트라우마 코드’는 요원의 숨겨진 과거와 상처를 탐구하는 스토리 기반 이벤트로,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 엔딩 구조를 채택했다. 일부 트라우마 코드는 이벤트 전투와 기간 한정 보상을 포함한다.
‘은하계 재해’는 약 9주 주기로 진행되는 대규모 시즌 콘텐츠로, 특정 시즌에만 등장하는 카오스와 한정 카드·장비를 제공한다. 시즌이 종료되면 해당 보상은 다시 획득할 수 없어 희소성이 높다.
‘카제나’는 방대한 2D 리소스와 로그라이크 시스템, 감정의 붕괴를 전면에 내세운 서브컬처적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절망 속에서도 전투를 반복하며, 불확실한 선택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카오스 탐사’는 기존 RPG와는 또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