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이재명 대통령 "게임은 질병 아니다" 발언에 환영 성명

2025-10-20     이재덕 기자

한국 게임업계 주요 단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게임 산업 인식 전환 발언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수년간 지속된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논쟁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나섰다.

게임문화재단, 게임인재단,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 등 9개 단체는 20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15일 개최된 'K게임 현장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게임 산업에 대한 깊은 통찰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이날 서울 성동구 크래프톤의 펍지 성수에서 열린 간담회는 대통령이 게임 산업 전용 간담회를 직접 주재한 첫 사례로, K컬처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넥슨코리아 김정욱 대표, 넷마블 방준혁 의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성준호 대표 등 국내 게임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혔고, 현장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게임업계 간담회 /대통령실

 

성명서를 통해 업계는 "대통령의 그 단호한 한마디가 우리 게임인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며 "그동안 우리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사회적 편견과 싸워 왔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보건기구가 2019년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한 이후, 이를 2025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에 반영할지를 둘러싸고 의료계와 게임업계 간 찬반 논쟁이 수년간 지속돼 왔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문화와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그간의 소모적인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게임을 우리 사회의 주요 문화 산업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특히 간담회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게임에 대한 시각이 산업 진흥이라는 한쪽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않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관점이어서 더욱 뜻깊었다고 평가했다.

성명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게임 기업들이 밀집한 성남시장을 역임하면서 게임 문화와 산업을 가까이서 함께 호흡한 남다른 경험이 이러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게임 산업을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중추'라고 격려하면서도, 개발에 참여하는 청년들과 게임을 소비하는 이용자 등 생산자만이 아닌 이용자 측면을 반드시 짚어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제가 있다고 장독을 없애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비유는 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과거 정부가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해 억압 정책을 펼친 것을 비판하며, 게임은 몰입도가 높을수록 좋은 문화산업이지만 과몰입 등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단체들은 "우리 게임 산업계가 내외부의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통령께서 보여주신 남다른 관심과 격려, 균형 잡힌 시각을 밑거름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콘텐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게임 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유연한 적용, 중국의 판호 발급 문제, 인디 게임 지원 등 게임업계의 주요 현안들이 논의됐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게임업계가 요구하는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에 대해 개발자와 사업자의 요구, 그리고 고용된 노동자들이 소모품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모두 고려해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