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성장의 발판! 카제나 PD가 직접 밝힌 '퀄리티 집착'과 흥행 비전

'에픽세븐' 개발진의 야심작, 논란 정면돌파하며 10월 22일 글로벌 출시

2025-10-15     이재덕 기자

스마일게이트 개발 자회사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김형석 PD가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를 통해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제나는 2025년 10월 22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8월 28일 서울 마포구 WDG 스튜디오 홍대에서 열린 미디어 시연회에서 김형석 PD는 "지구 멸망 전까지 비슷한 게임 절대 안 나올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곧 시련을 맞이했다. 9월 중순 진행된 사전 플레이 테스트에서 일러스트 퀄리티와 AI 사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게임 출시 전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김형석 PD는 카제나의 특징으로 덱 빌딩 로그라이크 요소와 고퀄리티의 아트를 꼽았다 /스마일게이트

 

논란을 정면돌파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9월 22일, 김형석 PD와 김탁곤 아트 실장이 직접 출연한 해명 영상이 공개됐다. 김형석 PD는 "출시하기도 전에 게임에 대한 비전이나 과제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드리는 자리가 되어 죄송한 마음"이라며 "어떤 의도라도 유저들에게 비정상적인 아트 퀄리티를 선보였다는 점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9월 22일, 김형석 PD와 김탁곤 아트 실장이 직접 출연한 해명 영상이 공개됐다.

 

개발진은 문제가 제기된 이미지들에 대해 하나하나 제작 과정을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마리벨 카드의 벨트 디자인 불일치는 캐릭터 리뉴얼 과정에서 디자인 디테일 변화를 확인하지 못해 발생했으며, 니아의 기타 방향 문제는 기타 연주가 아닌 파이팅 동작을 의도했으나 안이하게 판단했음을 인정했다. 소위 '손가락 6개' 논란은 애니메이션 연출 레이어가 겹쳐 노출된 현상으로 이미 수정 완료되었다.

마리벨 카드의 벨트 디자인 불일치는 캐릭터 리뉴얼 과정에서 디자인 디테일 변화를 확인하지 못해 발생했다.

 

소위 '손가락 6개' 논란은 애니메이션 연출 레이어가 겹쳐 노출된 현상으로 이미 수정 완료되었다.

 

특히 루크 카드의 가방 좌우 비대칭과 검이 없는 문제, 마그나 카드의 디자인 불일치, 카일론 카드의 끈 처리와 넥타이 디테일 검수 부족 등 구체적인 사례들을 일일이 설명하며 "리뉴얼 과정에서 변경된 디자인을 놓친 결과"임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개발진은 이들 모두 런칭 전까지 반드시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마그나 카드의 디자인 불일치도 바로 잡았다.

 

10월 3일에는 두 번째 개발자 코멘터리를 통해 CBT 피드백 반영 사항과 출시 후 방향성을 상세히 공개했다. CBT 참가자 중 함장 레벨 20 이상 달성자가 71%, 평균 플레이 시간 1시간 이상이 80%를 넘었다는 긍정적 데이터도 함께 발표했다.

개발자 코멘터리에서는 배경 아트 담당 배제성, 캐릭터 아트팀 키위, 시나리오팀 표세준, 전투 기획 홍성식 등 핵심 개발진이 직접 출연해 유저들과 소통했다. "제작 발표회 때의 뜨거운 반응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다크하고 딥한 분위기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앞으로도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 중 31%가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 덱빌딩 전투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캐릭터 육성이다. 

 

캐릭터 아트의 진심 - 600장의 일러스트, 90% 완성도 달성

AI 사용 의혹에 대해 개발진은 명확한 선을 그었다. 김형석 PD는 "시안 단계에서는 AI 컨셉을 사용했으나, 원화 작업 과정에서는 AI를 업무에 사용하지 않았다"며 "캐릭터 제작 과정에서 AI를 참고하거나, 지원 도구로조차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기획팀에서 시안 작업을 위한 레퍼런스로 AI를 일부 사용한 경우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이는 캐릭터 카드가 아닌 컨셉 및 방향성이 불명확한 경우에 한해 참고 자료로만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기획 시안에 한해서는 AI 컨셉 사용을 제한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캐릭터 원화팀 작업 과정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AI를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강조했다.

카제나 김형석  PD

 

현재 카제나에는 약 600여 장의 카드 일러스트가 제작됐으며, 50여 명의 캐릭터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하고 있다. "낮은 등급의 카드에도 동일한 에너지와 제작비를 투입하여 의미 있는 역할을 하도록 제작하고 있다"며 "제작 과정에서 기복이 생기고 퀄리티를 유지하지 못한 점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인정했다.

김형석 PD는 "캐릭터당 30종 이상의 애니메이션 동작과 7종의 카드 연출을 구현했다"며 "다른 모바일 2D 서브컬처 대비 콘텐츠양을 대폭 늘렸다"고 강조했다. 

지적받은 캐릭터들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현재 카제나에는 약 600여 장의 카드 일러스트가 제작됐으며, 50여 명의 캐릭터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하고 있다.

 

개발자 코멘터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캐릭터 원화 및 배경 부분이 90% 이상 완성됐다. 전투 쪽도 캐릭터, 몬스터, 레벨 디자인 등이 거의 완성되어 계속해서 폴리싱 작업 중이다. 비주얼 팀은 "카메라 워킹과 3D 요소를 활용하여 유저들이 게임 공간에 몰입하는 느낌을 주는 데 주력했다"며 "2D 컷신과 아웃게임 일러스트 애니메이션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PD님의 높은 기준으로 인해 비주얼 팀이 많은 고생을 했지만, 덕분에 높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붕괴 일러스트 작업에 대해서는 "개발진 자체가 붕괴가 되었다"는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팀의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처음 28개였던 배경 맵이 현재 120개까지 늘어났으며, 다양한 행성과 우주 함선 등의 설정을 통해 각 지역마다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저채도 색상, 어둡고 다크한 분위기, 카오스와 연결된 이질적인 깜빡거림 등의 요소를 활용해 크툴루 신화나 게임 '스콘'에서 영감을 받아 두려움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재 캐릭터 원화 및 배경 부분이 90% 이상 완성됐다. 전투 쪽도 캐릭터, 몬스터, 레벨 디자인 등이 거의 완성되어 계속해서 폴리싱 작업 중이다.

 

글로벌 서비스 로드맵 - 일본 집중 공략, 풀보이스 지원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9월 도쿄게임쇼(TGS) 2025에서 대규모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출시일을 공식 발표했다. 카제나는 현재 글로벌 사전등록자 200만 명을 돌파한 상태다.

김주형 스마일게이트 사업실장은 "일본은 서브컬처 게임의 주 무대이자 팬덤 기반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적극적인 소통과 2차 창작 지원을 통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세계관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화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출시 시점에 한국어와 일본어 보이스가 제공되며,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번체 등 네 가지 언어를 지원한다. 특히 메인 스토리는 풀 보이스로 제공되어 원하는 언어로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휴고 캐릭터의 성우로는 일본의 인기 성우 나카무라 유이치가 참여한다. 

김형석 PD는 10명의 시나리오 라이터가 스토리를 작업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게임와이 촬영

 

김주형 실장은 "해당 지역의 감성을 온전히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유명 성우 섭외와 녹음 과정까지 PD가 직접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카드 시스템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전략성이며, "모바일 환경에서 전략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카드 턴제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조작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카드 하나하나의 선택과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제공하여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했다.

메인 유저층은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지 않은 전략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다. 로그라이크 플레이에서는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지만, 파밍을 위한 던전에서는 자동 전투를 지원할 계획이다. 초보부터 고인물까지 모든 유저를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던전을 마련했으며, 진입 장벽 완화를 위해 상세한 가이드와 '트라우마 코드' 콘텐츠를 통해 고정된 덱 세팅을 제공한다.

장비, 카드,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캐릭터와 덱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 스마일게이트

 

김주형 실장은 "매출보다는 트래픽과 리텐션 유지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며 "이용자 유입과 장기적 팬덤 확보가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BM 측면에서도 유저 친화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픽업 캐릭터는 픽업 종료 후 상시 뽑기에 편입되며, 한계 돌파 재료는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하다. 

'트라우마 코드'는 각 요원들의 트라우마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는 콘텐츠로, 멀티 엔딩을 채택해 메인 스토리보다 더 진지한 톤으로 전개된다. '은하계 재해'라는 시즌제로 메인 스토리가 공개되며, 3개의 메인 스토리가 하나의 시즌으로 구성된다.

트라우마가 가득찰 경우 캐릭터의 붕괴 일러스트가 나오게 된다 / 스마일게이트 제공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결국 진정성이다. 김형석 PD와 슈퍼크리에이티브는 논란이 불거지자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600여 장의 일러스트, 120개의 배경 맵, 90% 이상의 완성도로 무장한 카제나는 "개발진이 영혼을 갈아넣어 만들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10월 22일, 카제나가 위기를 딛고 진정한 흥행작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