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960년대 일본 농촌을 배경으로 한 이색 공포 게임…’사일런트 힐 f’

2025-10-10     이정훈 기자
사일런트 힐 f / 코나미

 

코나미의 상징적인 공포 게임 ‘사일런트 힐’ 시리즈.

자욱한 안개와 어둠, 라디오 소음, 기괴한 크리쳐, 무력한 주인공은 시리즈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13년만에 출시된 신작 ‘사일런트 힐 f’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바로 1960년대 일본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역시 여고생이라는 독특한 설정 때문이다. 일본 배경과 교복을 입은 여고생은 ‘사일런트 힐’의 부활을 알리는 새로운 상징이 됐고 이 시리즈의 신작을 기대해온 오랜 팬들에게 관심을 받는데 성공했다.

게임의 주인공 히나코는 한적한 산간 지역 에비스가오카에 사는 고등학생으로 친구 슈, 린코, 사쿠코와 함께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마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안개에 휩싸이고 괴상한 모습의 괴물들이 나타났다. 히나코는 생존을 위해 괴물로부터 도망치고 여러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히나코와 슈의 평범함 일상
친한 친구들이 모두 모이고
이 안개는 뭐지?

 

평범함을 보여주는 히나코의 삶은 한 순간에 급격하게 무너진다. 아름다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꽃에 의해서. 이 게임에서 꽃은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닌 공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부의 장면은 정말 기괴하며 공포스럽다. 이후 히나코는 정체불명의 괴물에 쫓긴다. 초반에는 무기가 없어 괴물의 습격을 피해야 하지만 조금 진행한 후에는 쇠파이프를 발견하고 괴물과 정면 대결을 하게 된다.

이 게임의 전투는 소울라이크로 오해하는데, 개발자도 밝혔듯이 소울라이크 전투는 아니다. 이 게임은 정신력을 집중하여 적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적의 공격을 회피한 후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액션을 할 때마다 스태미너가 소모된다. 스태미너가 고갈되면 어떠한 액션도 할 수 없다.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소울라이크 게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한 게임 중간 중간에 만날 수 있는 신사를 통해 게임을 저장하고 공물을 바치는 요소가 더해져 마치 화톳불처럼 보이는 착각을 불러온다. 하지만 신사는 저장과 공물을 바쳐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장소로 사용된다.

붉은 꽃이 피어오른다
히나코의 앞을 막아선 괴물의 정체는?

 

이 게임은 이렇게 쇠파이프 등 여러 무기를 사용해 적을 공격하고 여러 수수께끼를 풀며 게임을 진행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고어한 장면도 공포 개임에서 흔한 갑툭튀도 나오지만 ‘사일런트 힐’ 특유의 우울하고 심리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다. 

히나코가 사용하는 무기는 모두 근접 무기이며 각 무기들은 내구도가 존재한다. 내구도가 0이 되면 무기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미리 수리 도구를 이용해 수리를 하거나 다른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 이 게임에서는 최대 3개까지 무기를 소지할 수 있다. 무기가 없으면 전투를 할 수 없다. 참고로 이 게임은 전투를 통해 적을 물리쳐도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없어 전투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사에서는 공물을 바치자
발밑에 쇠파이프가
쇠파이프를 든 여고생
여러 퍼즐을 만날 수 있다

 

퍼즐은 직관적인 것부터 약간은 복잡한 것도 존재하며 다수의 퍼즐은 실내를 탐색해 필요한 아이템이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주변을 탐색하면 대부분 힌트를 금방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퍼즐 이 너무 어렵다면 퍼즐 난이도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게임은 엔딩까지 약 10시간이 소요되며 엔딩 이후에는 다회차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고 새로운 엔딩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적어도 2~3회차 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다. 다회차 플레이를 할 경우 캐릭터의 성장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처음보다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나 반복적인 플레이로 인해 지루해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 ‘사일런트 힐 f’는 동양적인 분위기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포 게임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과 반복 플레이 강요 같은 단점은 있으나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팬이거나 공포 게임을 좋아한다면 즐겨봐야 할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위기의 순간
센 녀석이 등장했네
저 쪽으로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