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컴투스 재팬 김진용 대표 "감성 움직여야 성공...숫자만으론 실패할 수밖에"
2002년부터 일본 게임 시장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쌓아온 컴투스 일본법인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쿄게임쇼 2025에서 만난 김진용 컴투스 재팬 대표는 "일본은 가깝고도 먼 문화"라며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컴투스가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인기 애니메이션 '도원암귀'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김 대표는 "처음 계약할 당시 단행본 200만부 판매 시점이었는데, 현재는 450만부까지 늘어났다"며 "계속 팬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도원암귀의 특이점으로는 "전투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성팬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멋있는 남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화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IP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20년간 일본 시장을 경험한 김 대표는 독특한 현지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해당 문화에서 위화감 없이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일본어 현지화는 모두 일본 법인에서 직접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시드의 일본 출시 과정에서는 "외형적인 부분 외에는 모두 바꿨다"고 밝혔다.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썼고, AI 채팅 시스템도 일회성이 아닌 실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방식으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일본 게이머의 성향 차이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했다. "한국 게임은 분노와 경쟁이 핵심 키워드다. MMO나 경쟁형 RPG가 주류인 이유"라며 "반면 일본은 MMO 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남들과 경쟁하기보다는 혼자 수집하고 만족하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게임은 사람의 감성을 움직여야 한다. 숫자나 데이터만으로 접근하면 해당 국가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현지 문화에 맞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컴투스 재팬은 현재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동시에 서비스하고 있다. 수집형 RPG 서머너즈워가 10년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프로야구 라이징으로 스포츠 게임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서머너즈워는 10년째 살아남은 세계적으로 드문 콘텐츠"라며 "야구 게임에서도 코나미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남은 건 서브컬처 장르였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분야라 어떻게든 성공시키고 싶었다"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게임 업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번 TGS에서 넷이즈의 '무한대' 등 새로운 도전을 하는 콘텐츠들이 등장했다"며 "가챠도 없애겠다고 하는 등 유저들이 진짜 바라는 게 무엇인지 게임사들이 이해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모바일과 콘솔 게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모바일 게임의 퀄리티가 올라오면서 이제 iOS, 안드로이드, PC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플랫폼의 장벽이 얇아지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컴투스 재팬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룹 전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본 법인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만족한다"고 겸손한 포부를 밝혔다.
김진용 대표는 브랜딩 전략에서도 "컴투스라는 회사명보다는 각 게임 브랜드로 홍보하고 있다"며 "서머너즈워, 프로야구 라이징 등 개별 콘텐츠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