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2025] ‘미래시’ 김형섭 AD “대체 불가능한 오리지널리티로 팬덤 설득하겠다”
도쿄게임쇼 2025 현장 스마일게이트 부스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미래시'의 김형섭 아트디렉터는 복수 게임을 병행하는 이용자 환경을 전제로, 초기 유입과 지속 팬덤 형성을 좌우할 핵심을 “우선순위로 선택될 만한 매력과 차별성, 즉 오리지널리티”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체제가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캐릭터도 예쁘지만 게임도 재밌다는 인식을 남기겠다”라고 말했다.
'미래시'는 시간 여행을 중심 소재로 세상의 멸망과 운명에 저항하는 소녀들과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러 시대와 시간대가 교차하는 설정이 전제되지만, 아트팀은 시대별 콘셉트를 나열하기보다 화풍을 통일해 일관된 인상을 남기는 쪽을 택했다. 김형섭 AD는 “판타지, 현대, 근미래 등 다양한 콘셉트가 동시에 등장한다. 중심 콘셉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공통 요소를 부여하고, 시대별 테마는 그 위에 어레인지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장 반응과 개선 방향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긍정적 피드백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2D 아트에 대한 호평 비중이 높았다”라고 운을 뗀 그는, 내부 과제로 3D 표현력 강화를 꼽았다. 본격적인 3D 비주얼 디벨롭은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으며, 향후 밀도 높은 3D를 추구하되 선명한 컬러와 생동감을 살린 톤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참고할 만한 외부 사례로는 중국 개발작의 밀도 높은 3D 방향성을 언급했다. 동시에 '미래시'만의 색을 위해 컬러와 라이트의 명징함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AI 활용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우리가 목표하는 퀄리티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 작품 뒤에 있는 ‘인간 작가성’에서 오는 신뢰와 감동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브컬처 문법에 대한 해석도 분명했다. 그는 데스티니 차일드나 니케 등 그간 작업해 온 아트와 이번 프로젝트의 결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서브컬처 아트의 핵심 요소로 '선과 면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각적 감각, 특유의 얼굴 표현 문법'을 꼽았다. 그 위에 자신의 컬러감과 신체 조형 미학을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했다. 이용자가 캐릭터를 보자마자 성격과 코드가 읽히도록 만드는 디자인 문법을 중시하며, 이 부분이 호불호와 완성도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봤다.
팀과 리소스 상황은 다음과 같이 공유됐다. 아트팀은 현재 30~40명 수준이며, 공개된 5종 외에도 다수 캐릭터 리소스가 진행 중이다. 제작 중인 캐릭터는 10여 종 이상이며, 론칭 시점의 수량은 조정 중이다. 캐릭터 1종의 소요 기간이나 업데이트 템포에 대해서는 기술·연출 스펙 등 미결 요소가 있어 구체 수치를 언급하기 어렵다는 선에서 답변을 마무리했다.
부스·키 비주얼의 기획 의도도 들을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키 비주얼을 먼저 잡아 세계관과 개발 방향을 확정했고, 시간여행과 시공의 틈새라는 핵심 개념을 벽면 그래픽과 동선에 반영했다. 체험으로 세계관을 인지하게 하고, 이후 캐릭터와 더 깊이 상호작용하는 구성을 의도했다. 시연 구간 배경에는 세계관 전경을 전면에 배치해 현장 체감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팬덤을 형성할 전략도 언급됐다. 서브컬처류의 게임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의 최근 트렌드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즐긴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도 많은데, 이 경우 신작 게임 입장에서 아트 및 캐릭터 관련 확고한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김형섭 AD는 “초기 유입에 아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용자들이 여러 게임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대체 불가능한 경험, 즉 오리지널리티가 필요하다. 우리만의 차별성과 퀄리티를 통해 대중적으로 어필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덤 전략과 2차 창작에 대해서는 “2차 창작을 목표로 역산하기보다, 아트와 캐릭터의 매력을 밀도 있게 전달해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이전 프로젝트 경험에서 “비주얼은 좋지만 그리기 난해해 벽을 느낀다”는 이용자 피드백을 접한 바 있다고 전하며, 이번에는 대중적 수용성과 작품 고유의 특색을 충돌시키지 않는 균형점을 더 정교하게 찾겠다고 했다.
김형섭 AD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했다. 전투 시스템과 아트라는 두 축에서 '미래시'만의 고유성을 확보해 초기 유입과 팬덤 형성을 동시에 겨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리는 시장에 없던 것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캐릭터도 예쁘고, 게임도 재밌다는 평가를 얻어내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
Q. ‘미래시’라는 게임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A. ‘미래시’는 시간 여행을 중심 소재로, 세상의 멸망이라는 운명에 저항하는 소녀들과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이다. 다양한 시대가 등장하지만 이를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시간여행이라는 큰 틀 안에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Q. 시대가 다양하다면 화풍도 달라지나?
A. 오히려 반대로 화풍을 통일하려고 한다. 판타지, 현대, 근미래 SF 등 다룰 콘셉트가 많아지면 중심이 흐려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미래시’만의 통일된 인상을 주고, 각 시대별 요소는 어레인지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Q. 필명 ‘혈라’의 의미와 경력도 소개해 달라.
A. 초등학교 때부터 쓰던 닉네임으로 개인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업계는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로 시작했고, 이후 ‘니케’ 아트 디렉터로 잠시 참여했다. 라인게임즈의 ‘프로젝트 블러드’를 거쳐 현재 컨트롤나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Q. TGS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은 어땠나?
A.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특히 2D 아트에 대한 호평이 두드러졌다. 내부적으로는 앞으로 3D 표현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다. 본격적인 3D 비주얼 개발은 이제 막 시작했으며, 중국작 ‘엔드필드’나 ‘소녀전선2’처럼 밀도 높은 3D를 참고하되, 우리는 색감과 생동감을 살린 방향으로 가고 싶다.
Q. AI 활용에 대한 입장은?
A.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우리가 추구하는 퀄리티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또 이용자가 작품 뒤에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중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당분간 AI 아트에 대한 염려는 없으셔도 된다.
Q. 서브컬처 장르 도전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나?
A. 이전 작업과 결이 다른 장르라 많은 고민을 했다. 개성적 아트에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도 있었을 텐데, 이번에는 서브컬처 문법의 핵심인 ‘뚜렷한 선과 면’, ‘특유의 얼굴 표현’을 받아들이면서, 내 색깔인 컬러감·조형을 조화시키려 했다.
Q. 아트팀 구성과 캐릭터 제작 현황은?
A. 아트팀은 약 30~40명 규모다. 지금까지 10여 종 이상의 캐릭터를 제작했고, 공개된 것은 5종이다. 론칭 시점 캐릭터 수량은 조정 중이다.
Q. 기획팀과의 협업 방식은?
A. 기획과 아트가 테스크포스처럼 긴밀하게 움직인다. 즉각적인 소통이 없으면 양쪽 모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콘셉트 단계부터 긴밀히 논의하며 생산 계획을 세운다.
Q. 부스 디자인에도 참여했나?
A. 사업팀과 협의하며 의견을 보탰다. 시연으로 세계관을 인지하고, 이후 캐릭터와 깊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부스 벽면에는 시간여행·시공의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Q. 팬덤을 형성할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 보나?
A. 초기 유입에 아트는 결정적이다. 지금은 지켜야 할 세계가 많아 이용자들이 여러 게임을 병행한다. 그 속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대체 불가능한 경험, 즉 오리지널리티가 필요하다. 우리만의 차별성과 퀄리티를 갖춰 팬덤을 만들고 싶다.
Q. ‘미래시’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A. “캐릭터도 예쁘지만 게임도 재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서브컬처 게임은 흔히 캐릭터성이 본질보다 강조된다고 보지만, 우리는 게임성과 캐릭터성을 모두 확보해 두 축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2차 창작에 대한 생각은?
A. 직접적으로 타깃을 삼기보다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 과거에는 ‘좋지만 그리기 난해하다’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대중적 수용성과 개성을 균형 있게 녹여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A. 이번 체험을 통해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 앞으로 3D 아트에서도 퀄리티를 높여 기대에 부응하겠다. 많이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