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쌀먹 게임 '엑시 인피니티', 이제 '진짜' 블록체인 된다
엑시 인피니티는 2021년 전 세계 게임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베트남 게임 개발사 스카이 마비스가 만든 이 블록체인 게임은 필리핀을 중심으로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플레이 투 언(Play-to-Earn)' 모델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사용자들은 게임 속 몬스터인 '엑시'를 수집하고 배틀을 통해 실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게임 내 토큰인 SLP(Smooth Love Potion)와 AXS(Axie Infinity Shards)는 실제 화폐로 환전이 가능했고, 일부 필리핀 플레이어들은 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엑시 인피니티가 성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운영되던 게임은 사용자 증가와 함께 거래 수수료가 급증했고, 네트워크 지연으로 인한 사용자 경험 저하가 심각해졌다. 스카이 마비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독립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로닌을 출시했다. 로닌은 엑시 인피니티 전용 사이드체인으로, 빠른 거래 처리와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며 게임의 원활한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로닌의 출시는 성공적이었다. 현재까지 70개 이상의 웹3.0 게임이 로닌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3,100만 개 이상의 지갑이 생성됐다. 작년 기준 로닌은 네 번째로 많이 사용된 블록체인으로 기록됐다. 엑시 인피니티의 초기 열풍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로닌 생태계 전체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스카이 마비스는 로닌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로닌을 이더리움 레이어2(L2) 네트워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옵티미즘의 OP 스택 기술을 활용해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거래 속도를 최대 12배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 전환이 완료되면 로닌은 게임 전용 체인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범용 블록체인으로 변모하게 된다.
스카이 마비스는 오는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에서 이 계획을 소개한다. 빗썸 이노베이션 존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방문객들에게 RON 토큰 보상을 제공하며 네트워크 전환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21일에는 국내 NFT 커뮤니티와 함께 서울 강남에서 네트워킹 행사도 개최한다.
로닌의 L2 전환은 2026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밸리데이터 중심의 보상 구조는 개발자와 빌더 중심으로 개편된다. 새로운 '분배 증명' 모델을 통해 가스 사용량, 예치 자산, 수익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보상을 분배해 더 많은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