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롤스터, 9연패 설욕하며 T1 격파...플레이오프 자력 진출
'여름의 KT'가 드디어 진가를 발휘했다.
KT롤스터가 숙적 T1을 상대로 9연패라는 긴 터널을 뚫고 나오며 2025 LCK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2025 LCK 정규 시즌 5라운드 1주차에서 KT롤스터가 T1을 2-0으로 격파하며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24일 벌어진 KT롤스터와 T1의 맞대결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양 팀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경기였다. KT롤스터는 이번 승리로 13승 15패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5위 농심 레드포스보다 많은 승수를 달성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농심 레드포스는 레전드 그룹 5위가 확정되면서 플레이-인부터 포스트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는 KT롤스터가 T1을 상대로 겪었던 굴욕적인 연패 기록 때문이다. 2025 시즌 1라운드부터 T1을 상대로 0-2로 패하며 시작된 연패는 무려 9경기까지 이어졌다. 3, 4라운드에서는 농심 레드포스를 제외한 레전드 그룹 상위팀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여름의 KT'라는 별명처럼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준 KT롤스터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강력한 상대를 꺾으며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T1을 상대로 한 완벽한 2-0 승리는 단순한 승부 결과를 넘어 팀의 자신감 회복과 플레이오프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한편 KT롤스터에게 일격을 당한 T1은 이번 시즌 첫 단독 2위 등극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루 전인 23일 승점 1점 차로 2위 경쟁을 벌이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젠지에게 1-2로 패하면서 19승 9패로 1주차를 마감했다.
T1이 24일 KT롤스터를 꺾었다면 20승 8패로 1승 차이를 벌리며 단독 2위로 치고 나갈 수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0-2 패배로 기회를 날렸다. 이로써 T1은 2주차에 다시 한번 2위 등극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레전드 그룹의 극적 상황과 함께 라이즈 그룹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BNK 피어엑스가 21일 OK저축은행 브리온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인 진출을 확정했다. 디플러스 기아가 일찌감치 우위를 점한 가운데, 두 장의 티켓을 놓고 세 팀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BNK 피어엑스가 한 발 먼저 안전권에 들어섰다.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놓고는 OK저축은행 브리온과 DRX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DRX는 20일 DN 프릭스를 2-0으로 꺾었으나 22일 디플러스 기아에 1-2로 패하며 9승 19패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은 BNK 피어엑스와 DN 프릭스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10승 18패로 5라운드 1주차를 마감했다.
특히 정규 시즌 마지막 주차인 5라운드 2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두 팀의 직접 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정규 시즌이 끝나는 순간 마지막 플레이-인 티켓의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5라운드 1주차에서는 기록적인 순간들도 많이 만들어졌다. 페이커 이상혁의 통산 700승 달성에 이어 다른 미드라이너들도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KT롤스터의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은 LCK 통산 4,500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미드라이너로서는 이상혁에 이어 두 번째 기록으로, T1을 꺾는 승리와 함께 개인 커리어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젠지의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은 20일 농심 레드포스전에서 LCK 통산 2,500킬을 기록했다. 미드라이너로서는 이상혁, 곽보성에 이어 세 번째이며, LCK 전체 선수 기준으로는 여섯 번째 기록이다.
정글러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21일 KT롤스터전에서 정글러 최초로 LCK 정규 시즌 통산 5,500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22일 농심 레드포스전에서 정글러 기준 다섯 번째, LCK 통산으로는 21번째로 3,000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T롤스터의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과 함께 2025 LCK 정규 시즌 막바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