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성인 게임 검열 반대 운동 불 붙였다

2025-08-04     이재덕 기자
일론 머스크, 사진=Frederic J. Brown / AFP - Getty Images

 

성인 게임 검열 운동을 벌여온 호주 여성권익단체 콜렉티브 샤우트(Collective Shout)가 일론 머스크의 리트윗 이후 극심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단체는 최근 마스터카드와 비자 등 결제업체들에 압력을 가해 스팀에서 수백 개의 성인향 게임을 삭제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이에 반발한 게이머들의 청원서를 머스크가 리트윗하면서 반대 청원은 20만 5천 명 이상의 서명을 돌파하며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매체 마이드라이버스(游民星空) 보도에 따르면 콜렉티브 샤우트 창립자 멜린다 탄카드-라이스트는 "머스크가 우리를 겨냥한 청원을 리트윗한 이후 조직의 모든 여성 구성원들이 죽음의 위협, 성폭력 위협, 신상털기 등 심각한 사이버 폭력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우리를 강간하고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음란한 이미지를 보내고, 자살을 부추기며, 우리 사진으로 저속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심지어 우리 집 주소까지 알아내려 한다"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전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읽고, 플레이할지 통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Change.org 청원서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결제 독점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증폭시켰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머스크가 이 청원서 X(구 트위터) 계정에 '브라보'라는 트윗을 게재하면서부터다. 머스크의 거대한 팔로워 수는 청원서의 가시성을 크게 높였지만, 동시에 콜렉티브 샤우트에 대한 적대적인 반응도 폭증시켰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읽고, 플레이할지 통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Change.org 청원서

 

라이스트는 "머스크의 행동은 전 세계적인 성별 혐오와 사이버 폭력을 증폭시켰다"며 "우리는 모든 플랫폼에서 개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콜렉티브 샤우트는 게이머들의 위협과 욕설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콜렉티브 샤우트는 평소 호주에서 속옷 광고와 비디오 게임에 대한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머스크의 X에서 성인 콘텐츠를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캠페인도 진행했지만, 게임 플랫폼에 대한 이번 캠페인의 성공으로 가장 많은 국제적 관심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