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결산] 을사년 상반기를 강타한 작품들② - 국내 PC·콘솔

2025-07-26     김태현 기자

2025년 상반기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자신 있는 분야였던 온라인게임을 넘어 콘솔 및 패키지 게임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며 새로운 시도를 본격화한 시기였다. 2000년대 패키지 게임 전성기 이후, 주류 대형 게임사들이 온라인 및 모바일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긴 지 오래였으나, 최근 몇 년 간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와 같은 성공 사례가 등장하며 패키지 시장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다양한 국내 PC·콘솔 패키지형 신작들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

퍼스트 버서커 카잔 / 넥슨

 

넥슨은 지난 3월 28일,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싱글 플레이 기반의 패키지형 신작으로, 대장군 카잔의 복수 서사를 중심으로 빠르고 강렬한 전투를 구현했다. 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3D 그래픽과 콘솔 환경에 최적화된 타격감을 앞세워 몰입도를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출시 직후 메타크리틱 평점은 약 80점, 오픈크리틱은 81점을 기록했으며, 유저 평가는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작했다. 스팀 사용자 리뷰 역시 '압도적으로 긍정적'으로 시작해, 초반 반응은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한 유저들이 늘어남에 따라 스토리의 단조로움, 일부 보스전의 반복성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스팀 전반 평가는 '매우 긍정적'으로 다소 하락했다.

6월 27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캐릭터(여귀검사 버전의 카잔)가 추가됐고, 전투 밸런스 조정이 이뤄졌다. 업데이트 당일 일시적으로 평가가 악화됐으나, 이후 다시 회복돼 현재는 '복합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팀DB 기준으로는 해당 업데이트 직후 일일 최대 접속자 수가 7,500명에 달할 정도로 유저 유입이 반등했다.

넥슨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대해 “플레이어와 평론가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던전앤파이터 IP 확장의 전략적 첫 단계를 실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인조이

인조이 /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는 3월 28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 형태로 출시되자마자 40분 만에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EA의 '심즈' 시리즈가 독점해온 장르에 도전한 인조이는, 사실적인 그래픽과 캐릭터 행동 기반 AI, 유저 주도형 데이터 연동 시스템 등을 통해 새로운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시했다.

출시 전부터 지스타 등 오프라인 쇼케이스에서 주목을 받았고, 3월 20일부터는 데모 빌드를 전 세계에 공개해 캐릭터·건축 스튜디오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정식 출시 당일에는 약 8만 7천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유저 수는 빠르게 감소했다. 평가 역시 초기의 '매우 긍정적'에서 '대체로 긍정적', 최근 30일 기준 '복합적'으로 변했다.

특히 예정됐던 주요 업데이트 일정이 지연되며 유저 신뢰가 흔들렸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이에 따라 평가도 하향세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1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인조이는 액티브 유저 수보다는 패키지 판매량과 업데이트 이후의 반응이 중요하다”며, 판매량 100만 장 돌파 성과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향후 업데이트 일정의 준수와 커뮤니티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 P의 거짓: 서곡

P의 거짓: 서곡 / 네오위즈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DLC '서곡(Overture)'을 통해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6월 7일 SGF 2025 현장에서 깜짝 공개된 이 DLC는 본편 이전 시점을 배경으로 하며, 전설의 스토커 '레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새로운 지역과 적, 무기, 리전암 등 확장된 콘텐츠를 통해 플레이의 깊이를 더했다.

출시 직후 스팀 톱 셀러 상위권에 진입했고, 메타크리틱 평점은 84점으로 본편보다 상승했다. 기존 유저들의 콘텐츠 갈증을 채우는 데 성공한 DLC는 호평과 함께 본편 포함 총 300만 장 이상의 누적 판매고를 기록했다. 개발팀에는 성과 보상으로 1,000만 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 스텔라 블레이드

'스텔라 블레이드' /시프트업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6월 12일 스팀에 출시되며 단숨에 흥행 반열에 올랐다. 출시 1시간 만에 동시 접속자 수 5만 7천 명을 기록했고, 스팀DB에 따르면 출시 후 지속적인 유저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주인공 이브가 멸망 위기의 지구에서 네이티브 생물을 물리치며 인류를 구원해나가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2024년 PS5 독점 타이틀로 첫 출시된 이후, '최고의 음악', '최고의 액션 게임'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스팀 버전은 최적화 면에서 호평을 받았고, '승리의 여신: 니케'와의 콜라보 DLC는 유저 커뮤니티 내에서 다양한 밈과 콘텐츠로 확산되며 추가적인 화제를 모았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84점으로 PS5 버전보다 3점 높았고, 스팀 유저 평점은 94% '매우 긍정적'을 유지해 화제가 됐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PC·콘솔 패키지 시장 진출은 전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각 타이틀은 장르, 플랫폼, 유통 방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독립적 도전과 그에 따른 결과는 한국 게임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어떤 타이틀이 이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