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5] 마비노기 온라인, 20년 동안 스토리가 이어진 비결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오랜 기간 서비스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방대해진다.
‘마비노기 온라인’은 2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지만 지금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유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업데이트할 수 있을까? 넥슨코리아의 전유진 기획자는 ‘마비노기’에서 시나리오 기획자로 활약하며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기에 부딪힌 고민은 어떤 것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 경험을 공유했다.
전유진 강연자는 “업데이를 할수록 바둑판은 점점 채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신의 한수를 둬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선 고민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마비노기’는 캐릭터 이미지가 있는 캐릭터만 400여명이다. 이렇게 방대한 메인 스트림이 왜 성공했을까? 그녀는 이에 대해서 먼저 차별적인 세계관, 캐릭터, 시나리오 몰입감 이렇게 3가지를 꼽았다. 차별적인 세계관은 흔치 않은 켈트 신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며 캐릭터의 서사는 매우 풍부하다. 시나리오가 몰입감을 유발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유진 강연자는 “새 메인 스트림 G26 운명의 바람을 맡게 된 저는 기존 시나리오의 성공 요인에 충실히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번째는 세계관에 맞게, 두번째는 그러면서도 원래와 다르게라고 작업 방향을 설정했다. 기존 설정을 흡수한 배경 서사로 캐릭터에 깊이감을 만들었고 기존 작업과 이질적이지 않으면서도 겹치지 않는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안타깝게도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다. 유저들이 이탈한 것이다. 첫 번째 테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 중 약 59%만이 끝가지 플레이했다”고 설명했다.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에 전유진 강연자는 원인을 분석했다. ‘마비노기’는 유저들의 시나리오 이해도가 매우 높았고 세계관을 잘 아는 만큼 새로운 이야기도 기존 서사를 바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는 플레이어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였다. 두번째는 반전 소재가 고갈됐다는 점이다. 더 이상 제공할 충격적인 정보가 없었다. 오랜 서비스로 인해 숨겨진 반전으로 유저의 흥미를 이끌기란 상당히 어려운 도전이었다. 마지막으로는 파워 인플레이션이었다. 이미 너무 강해진 캐릭터에게 새로운 위기 상황을 보여주기가 어려웠다.
전유진 강연자는 “이러한 요소를 역으로 이용하자고 생각했다. G27 안락의 정원은 시작부터 다르게 하고 싶었다. ‘마비노기’ 플레이어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활용해 궁금증을 제시했고 반전 소재의 고갈을 위해서는 정보가 없는 무대를 새로운 배경으로 제시했다. 파워 인플레이션은 새로운 포지션을 이용했다. 특히 첫번째 퀘스트에 전략적으로 배치해 시나리오의 관심도를 높였다. 그 후 이번 업데이트는 전반적으로 높은 완수율을 보여줬다. 첫번째 퀘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 중 약 80%가 끝까지 플레이했다. G26은 59%의 유저들이 완수한 것과 달리 고무적인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전유진 강연자는 “지금까지 얻은 교훈은 기존의 것을 잘 파악해야 한다. 아는 것을 비틀면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플레이어가 아는 서사를 최대한 활용하면 더 효율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두번째 교훈은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다르게 나아가자는 생각에 갇히기 보다 아예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먼저 설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업데이트는 끝나지 않는다. ‘마비노기’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고 다음 콘텐츠를 고심해야 한다. 이니 한수가 더 진행된 바둑판에서 설 자리를 찾기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라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