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16’가 성인용이 된 이유
일본을 대표하는 JRPG 중 하나인 ‘파이널 판타지’가 성인용 게임으로 재탄생한다.
지금까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대부분 전 연령이나 15세 정도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등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6’은 시리즈 최초로 성인 등급을 받은 것이 밝혀졌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17세 혹은 18세 등급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
이로써 대부분 어린이나 청소년이 즐길 수 있었던 ‘파이널 판타지’가 이번에는 정통 넘버링 타이틀로는 최초로 성인 등급 게임으로 탄생하게 됐다.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16’가 기존 시리즈에 비해 더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사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어느 순간부터 환경을 다룬 7탄이나 죽음에 대한 관점을 다룬 9탄 등 약간 성인 취향의 소재를 다뤄왔다. 하지만 게임의 표현만큼은 10대 어린이가 플레이해도 문제가 없었다.
이미 ‘파이널 판타지’는 성인 등급을 받은 적이 있다. PSP로 첫 출시됐던 ‘파이널 판타지 타입 제로(영식)’는 일부 지역에서,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도 M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외전적인 게임이고 정식 넘버링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파이널 판타지 16’의 성인 등급은 향후 시리즈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개발진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표현의 폭을 넓히기 위해 등급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 점점 고퀄리티가 되면서 사실적인 연출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게임 연출에서 사실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등급 조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파이널 판타지’는 그래픽은 현실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화살이 몸에 박히거나 찔리는 순간 등은 표현할 수 없는 제한이 있었고 이러한 요소들은 고퀄리티 그래픽에서 현실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등급을 올리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인 등급으로 상향하면서 스토리나 세계관에서도 기존 시리즈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됐다. ESRB에서 공개한 내용에 의하면 전투 도중 핏자국 효과와 신체 절단 등이 표현되며 욕설이나 심지어 성적인 요소도 포함됐다.
이미 2000년대부터 여러 게임에서 욕설과 폭력, 성적인 장면을 포함시켰지만 항상 청소년이 즐길 수 있던 모범생 같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성인 등급은 게임의 방향성에 큰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액션 게임 스타일로 변경된 전투를 공개했을 때부터 등급 변경은 일찌감치 결정됐던 것 같다.
30여년 동안 세계적인 RPG로서 평가받았던 ‘파이널 판타지’는 성인 취향의 게임과 RPG들이 등장하는 지금도 세상을 구하는 소년풍의 감성을 보여주던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이 높아졌고 더 자극적인 소재와 표현의 자유에서 벗어난 연출, 성인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소재로 한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성인 등급이 되면서 소년풍의 감성과 마모루에서 벗어날 ‘파이널 판타지 16’이 시리즈의 한계를 깨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