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탄생 25주년 기념작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한동안 남코 반다이의 테일즈 시리즈는 매년, 혹은 2-3년에 한번은 신작이 나왔던 게임이다. 하지만 2016년에 출시된 ‘테일즈 오브 베르세리아’ 이후 한동안 출시가 뜸하다가 약 5년여만에 신작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가 출시됐다.
그리고 5년 정도라는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언리얼 엔진 4로 제작됐고 특유의 에니메이션풍의 그래픽도 최상급 수준이다. 캐릭터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풍부한 얼굴 표정을 통한 감정표현은 최상급이다. 여기에 전투 시스템도 많은 공을 들여 액션 게임 수준으로 변화했다.
세계관이나 스토리 역시 공을 들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주인공 알펜과 히로인 시온은 레나에 지배당하고 있는 다나 행성에 자유를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JRPG에서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스토리로 일종의 왕도물 형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알펜과 시온은 서로 적대적 관계인 다나와 레나의 사람들이며 여기에 새로운 동료들이 참가한다. 이후에는 다나와 레나 행성간에 발생한 사건과 주인공의 과거 등이 밝혀진다.
한편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숙련도나 복잡한 시스템을 최대한 배제하고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직관적인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리고 중요한 시스템은 튜토리얼이나 설명 등을 통해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는다.
전투는 액션 게임을 즐기듯이 버튼 연타와 회피 기술을 통해 적의 공격을 피하는 등 액션 게임 같은 구성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몇 가지 시스템을 통해 전투의 깊이를 더 했다. 이번에 추가된 부스트 어택과 부스트 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이다. 부스트 게이지가 풀 상태가 되면 동료를 호출하여 공격을 하는데, 캐릭터마다 고유의 효과가 존재한다. 공중의 적을 낙하시키거나 적의 방패를 파괴하거나 적의 마법을 봉인시키는 등 상황에 따라 동료를 사용해야 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보스급 캐릭터는 전멸기 같은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괴롭히지만 이 부스트 어택을 통해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부스트 게이지를 빠르게 모으려면 적의 약점이나 속성에 맞는 공격을 통해 대미지를 많이 주면 된다.
또한 어떠한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했고 누구를 조작하느냐에 따라서도 전투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전반적으로 전투는 크게 복잡하지 않고 액션적인 즐거움과 전략적인 재미를 잘 강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최대 6인 파티로 진행되며 전투는 4명이 참가할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1명의 캐릭터만 조작하여 전투를 진행한다. 또 재미있는 것은 자동 전투가 가능해서 반복적인 전투가 귀찮다면 자동으로 맡겨도 된다. 그리고 자동전투로 진행해도 부스트 어택이나 부스트 스트라이크 같은 전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는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
한편 필드의 크기도 커졌다. 오픈월드 게임은 아니지만 필드의 크기가 커져서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아이템을 찾거나 재료를 수집할 수 있다. 물론 필드상의 적과 만나면 전투가 발생하고 적을 피해가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JRPG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필드나 던전상의 간단한 장치들을 통해 퍼즐을 푸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한번 이동한 곳은 패스트 트레블이라는 기능을 통해 재빨리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전반적으로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는 다시금 시리즈의 신작을 기대하게 할만한 수준의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다. 전투의 즐거움과 애니메이션풍의 아름다운 그래픽과 일본 게임 특유의 캐릭터, 게임 플레이에 재미를 더해주는 세계관과 스토리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약간은 급발진하는 느낌의 전개가 있고 게임 초반부의 그래픽은 후반부에 비해서는 부족한 느낌이다. 반면 후반부는 조금은 급조된 듯한 전개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는 서양식 RPG에서는 느낄 수 없는 JRPG만의 즐거움을 잘 살린 게임이다. 그래서 일본은 물론 서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콘솔 게임기와 PC로 모두 출시됐기 때문에 JRPG를 좋아한다면, 혹은 일본풍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놓쳐서는 안될 게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