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게임인데 '블록'이 없네?

2020-06-18     이재덕 기자

 

17일과 18일 양일간 블록체인게임 2종이 사용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하지만 블록체인 요소는 없었다. 핵심 요소인 블록이나 NFT(대체 불가 코인)가 빠진 채 선을 보인 것이다. 

스카이피플은 블록체인게임 '파이브스타즈'의 2차 CBT를 17일 진행했다. CBT가 시작되고 한 차례 게임 진입이 안 되는가 싶더니, 결국 업데이트 이후 게임 진행이 가능했다. 

그런데 게임 계정 생성 화면에서부터 프라이빗키를 생성했던 1차 CBT와 달리 계정 생성 화면에서 프라이빗키 생성 화면이 사라졌다. 1차 CBT에서는 캐릭터 닉네임을 정하고 나면 프라이빗 키를 생성했다. 이후 클라우드 계정 생성 화면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성했다. 2차에서는 이 과정이 모두 사라졌다. 블록체인게임이 프라이빗 키 생성 과정이 없다는 것은 블록체인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프라이빗키는 꽁꽁 숨겨겨 있었다. 기나긴 튜토리얼을 모두 지난 후 설정 화면이 아닌 거래소 메뉴에 암호화폐 관련 내용이 나왔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 곳이다. 거래소 상단 스타거래 바로 옆 암호화 거래를 누르면 암호화 거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암호화 거래 지갑을 생성해야 한다며 지갑 생성을 유도한다. 

 

지갑 비밀번호를 넣기만 하면 주소와 프라이빗 키가 생성된다. 하지만 별도의 지갑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CBT 기간 중 생성된 지갑은 임시 생성된 지갑으로 CBT 종료 후 삭제된다. 생성된 주소나 프라이빗 키를 이용하여 암호화 거래를 진행하지 말라도 당부하고 있다. CBT 기간 중에는 복사 버튼도 사용이 안 되니, 무용지물이다. 정식 서비스 후 이렇게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여지만 남겨둔 셈이다. 

 

플레이댑도 18일 블록체인 RPG '신과 함께'를 정식 출시했다. 이미 컴투스를 통해 서비스됐던 '라이트: 빛의 원정대'의 리마스터 버전이다. 2016년 출시된 워낙 연식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약관동의 화면에서 '광고성 수신 동의 포함'이 이용 약관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등 구시대적인 면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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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게임도 '블록체인 RPG'를 표방했지만 블록체인 요소는 전무하다. 대신 향후 특정 아이템에 블록체인 기술인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를 접목시키는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아이템의 ‘디지털 자산화’를 실현시키겠다는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했다. 일단 출시하고 나중에 블록체인 요소를 넣겠다는 얘기다. 

이 작품이 블록체인게임임을 알 리 없는 사용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캐릭터 수준도 높고 무엇보다 UI가 간결하다"는 칭찬과 "재탕이지만 이런 것 좋아. 뽑기는 극악",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알고 보니 망작이 홈커밍했네" 등 재탕게임에 대한 불만이 공존했다. 


스카이피플은 파이브스타즈의 18세 이용불가 등급의 분류를 신청했다. 블록체인게임이어서가 아니라 ‘리니지2M’, ‘V4’, ‘라그나로크:오리진’과 같이 게임 거래소에서 유료 재화를 통한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플레이댑은 구글스토어를 제외한 채 정식 출시했다. 아직은 대 놓고 블록체인게임임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 블록체인게임은 심의가 나지 않아, 계속 해외로만 겉돌았다. 하지만 문체부가 NFT거래, 거래소 운영 등에 대한 등급분류 기준을 달리하겠다고 한 만큼 변화가 감지된다. 블록체인 게임인데, 블록 없이 선보였지만 이들의 작은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