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120만원대…게이머의 적 ‘되팔이’ 근절 대책 시급

‘되팔이’라는 행위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맥도날드의 해피밀 세트에 포함된 마리오 피규어가 아닐까? 2014년 5월, 맥도날드는 해피밀 세트를 구매하면 ‘슈퍼 마리오’ 피규어를 증정하는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당시 3,500원인 해피밀 세트에 딸려오는 슈퍼 마리오 피규어는 중고판매 사이트에서 10,000원에 거래가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맥도날드는 해피밀 세트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긴 줄이 생겨났다. 1인당 구매 숫자 제한도 없어 1명이 대량 주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상황은 당시 뉴스를 통해 보도됐고, 본격적인 되팔이 행위의 시발점이 됐다.
▲ 국내에 되팔이의 탄생을 본격적으로 알렸던 것은 해피밀 세트?
지금은 콘솔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되팔이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 지고 있다. 올 초에는 스위치가 물량 부족과 함께 ‘동물의 숲’이 인기를 얻으면서 되팔이들의 표적이 됐고, 스위치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 같은 게임기가 되팔이들의 주요 타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5는 UHD 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기종은 498,000원, 디스크가 포함된 기종은 628,000원이 정가다. 하지만 중고 장터에서는 보통 20만원 정도, 많게는 정가의 2배 가격에 판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플레이스테이션 5가 되팔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게임기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보통 정해진 시간에 제품 판매를 개시하고,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10초 컷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품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쇼핑몰마다 준비된 수량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소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구매해 버리는 전문 되팔이들을 정상적인 구매자가 경쟁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일부 쇼핑몰들은 플레이스테이션 5를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로 바꾸고 있다. 또한 한번 구매한 사람은 재구매할 수 없도록 한다. 동일인의 중복 구매를 못하게 하고, 실구매자가 구매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여주겠다는 정책이다. 물론 재구매한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 등 타인의 계정으로 구매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추첨을 통해 당첨되면 특정한 날짜부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쇼핑몰에서 실시 중인 추첨제라고 해도 당첨된 사람 중 일부는 ‘특정 쇼핑몰에서 당첨됐지만 필요하지 않아 판매한다’며 고가에 다시 되팔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유명한 게임매장 중 한곳은 자신의 매장에서 구매에 성공한 사람이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을 신고하면 구매를 취소하는 정책을 벌이고 있다. 유저들이 이러한 게시글을 캡처하여 신고하면 주문번호 등을 확인한 후 해당 주문을 취소하는 것이다. 이 매장은 현재 ‘자신의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되파는 행위를 발견했을 때는 게시판 등을 통해 제보해주면 해당 주문을 취소하고, 취소한 제품은 다음 예판 물량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편 플레이스테이션 5의 되팔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은 3,500대 이상을 재판매한 조직이 발견되거나 일본은 중국인들이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일본의 제품은 중국에서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도 있었다. 미국도 되팔이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렇게 콘솔 게임기들은 론칭 초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구매가 어렵고,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많다는 것을 이용하여 비싼 가격에 재판매하는 것은 구매자가 정상적인 구매를 할 수 없는 등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 게임기를 생산하는 플랫폼 홀더나 게임 매장, 그리고 중고 판매 사이트가 되팔이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고, 게임기 구매를 원하는 유저 역시 이러한 행위가 발붙일 수 없도록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등 현명한 소비가 필요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