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논란 관련 간담회가 8시간에 걸친 질의응답 끝에 파국으로 끝났다.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우마무스메'와 관련하여 두 번째 사과문을 게시했고,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하태경, 이상헌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남짓되는 시간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진과 '게임 이용자 자율협의체' 간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마무스메 간담회 / 유튜브
우마무스메 간담회 / 유튜브

 

게이머들은 지난달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인근에서 카카오게임즈 측의 부족한 이벤트 공지, 재화 지급 논란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마차 시위'를 벌이고, 카카오게임즈 측에 간담회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 대표로 나온 이시우 사업본부장과 사업실장·운영실장 등은 그간 우마무스메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과 문제점을 해명하고 사측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월 1회 로드맵 공개 ▲공지 방식 변경 검토 ▲챔피언스 미팅 등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 공지 형태 변경 논의 등 개선안을 내놨다.

아울러 운영 신뢰도 개선 방안으로 대표 이사 직속 우마무스메 태스크포스(TF) 조직 개편 검토, 업무 평가 프로세스 개선, 소통 창구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포트 카드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조기 종료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용자 주장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점과 환불 요구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측이 확답을 내놓지 않은 것이 협상 결렬의 이유가 됐다. 

결국 일부 이용자가 환불이나 보상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하며 간담회가 끝났다. 다만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추가 대응에 따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운영진은 그간 사과문과 각종 공지 게시가 늦었다는 지적에 "각종 공지, 운영 스케줄, 재화 지급 계획, 마케팅 등 운영 전반을 일본 사이게임즈와 협의하면서 결정한다"며 협의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사이게임즈도 한국 시장에 대해 많은 이해를 했고, 급박한 상황이 있다면 카카오게임즈에서 '선조치 후보고'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며 "또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 상황을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시우 사업본부장 / 유튜브
이시우 사업본부장 / 유튜브

 

사이게임즈 본사 측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지난 15일 별도의 메시지를 보내 "사이게임즈의 감수 체제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카카오게임즈와의 연계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용자들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혀왔다.


특히 게이머들의 공분을 산 '이벤트 종료 전 서버 점검'이 간담회의 주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용자들은 높은 성능을 가진 SSR 서포터 캐릭터 '키타산 블랙'을 뽑거나 포인트로 교환받을 수 있는 이벤트 종료 시각 약 3시간 전에 카카오게임즈가 서버 점검을 시작하면서, 포인트를 모아둔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운영진은 이와 관련해 "불편을 겪은 유저분들께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으나 이용자의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고객 개별의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부인했다.

덧붙여 이벤트 종료를 앞두고 키타산 블랙 카드를 뽑고자 계정 생성 후 무료 재화로 리세마라를 반복하는 유저가 몰리며 서버 점검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사이게임즈와 논의해 점검 시간 변경으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을 위해 구제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만약 게임 내에서 구제가 어려울 경우 게임 외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우마무스메 간담회 / 유튜브
우마무스메 간담회 / 유튜브

 

핵심 경쟁 콘텐츠인 '타우러스배 챔피언스 미팅' 업데이트를 3주 전 공지한 일본 서버와 달리 불과 일주일 전 공지한 것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는 "사이게임즈 측과 소통이 길어지면서 공지가 늦었다"며 "공지로 먼저 정보를 알려드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명백한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운영진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 조직 개편을 통한 대표이사 직속 사업운영 조직 편성 ▲ 업무 평가 프로세스 개선 ▲ 고객과의 안정적인 소통 창구 운영 등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총 80명가량이 각 파트와 팀별로 우마무스메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를 '우마무스메 개선 TF'로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단체 환불 소송을 준비 중인 이용자 대표가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있느냐"고 질의하면서 일련의 상황이 점화됐다.

그는 "현재 취합된 환불 요청 영수증만 해도 45억 원가량이 모였다"면서 "대상은 과거에 게임을 했다가 접은 이용자를 포함해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신뢰를 잃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 모두"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지금 참석한 담당자들이 말씀드리기 어렵다. 간담회가 끝나고 담당자들과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환불 소송을 담당하는 이용자 대표는 "이 시간부로 환불이나 리콜 소송을 원하는 분들의 이메일을 취합, 가능하면 월요일에 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며 "그 사이에 보상안이나 그에 준하는 계획이 나올 경우 유저들의 의견을 취합해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단체 소송 예고로 간담회가 종료됐다.

이번 사태가 실제로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다면 그간 게이머의 불만 표출에 국한됐던 문제가 소비자운동으로 조명되면서 승소여부를 떠나 사건은 정치권까지 확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우마무스메 사태와 관련해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해 관련 법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도 관심을 가진 상태다.

특히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우마무스메’ 커뮤니티에 “이용자들이 권익 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과 배경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달초 “카카오게임즈의 부족한 서비스로 인해 이용자들들이  분노한 부분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이 간다”며 “계속해서 이 사안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 작성 글 / 우마무스메 커뮤니티
하태경 의원 작성 글 / 우마무스메 커뮤니티

 

이에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간담회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지난 17일 개최한 이용자 간담회 내용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조계현 대표는 18일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 대표는 “이번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대단히 죄송하다”며“간담회 중 저희의 표현이 미숙했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계현 대표 사과문 / 우마무스메 홈페이지
조계현 대표 사과문 / 우마무스메 홈페이지

 

조 대표는 “‘우마무스메를 향한 이용자분들의 깊은 애정에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함만 드리게 됐다”며“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제시한 개선책 이행도 약속했다. 조 대표는 “우마무스메 간담회에서 말씀드린 개선 부분도 이용자분들의 기대치에 부합해 나가며 이행될 수 있도록 자세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경과 및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선책들을 하나씩 직접 실행해 나가며, 이용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또 신뢰를 하나씩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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