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김금태, 우 해묘

명일방주가 인기다. 제2의 소녀전선으로 불릴만큼 인기가 높다. 같은 일러스터가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명일방주의 모든 일러스트를 해묘가 그린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들은 '해묘'(海猫?合物)'가 그린 일러스트가 있다는 것만으로 명일방주를 찾는다. 그것이 서브컬처 게임의 일반적인 생리다. 중국의 해묘에 맞서는 인물은 한국의 류금태다. 마음에 드는 운영을 해서 '갓금태'로도 불린다. 그는 클로저스와 엘소드를 거쳐, 지금 카운터사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명일방주와 카운터사이드 두 게임 모두 어반(도시) 판타지 RPG, 서브컬처 게임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두 사람은 두 작품의 키맨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서브걸처게임 명인으로 거듭났는지 분석했다.  

◇ 해묘(海猫?合物) 약력
2015년 대학원 졸업, 게임제작 시작(일러스터)
2017년 (주)선본네트워크 소녀전선 출시(일러스터)
2017년 (주)하이퍼그리프 설립(중국 상해)
2019년 명일방주 중국 출시(총괄PD)
2020년 명일방주 한국 출시(총괄PD)

해묘의 나이는 28세다. 한국 나이로 따져도 29세. 많지 않은 나이지만 깊이 있는 표현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게임 제작을 시작한 것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난 2015년 경.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일러스터로서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그의 게임 속에는 어두운 현실이 들어 있다. 어린 시절에는 거대한 이상을 꿈꾸지만 성장한 후에는 벽에 부딛혀 좌절을 맛보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고 그의 게임이 온통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끝에는 희망이 있다. 명일(내일) 방주(배)라는 타이틀에도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 

해묘는 자신을 화가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머 출신인 류금태와는 차이가 있다. 해묘는 명일방주에서 프로듀서(PD)를 맡았지만 이전 작품인 소녀전선에서는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그의 일러스트는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일러스트는 캐릭터에 영혼을 담는 창조"라는 의미 있는 답변을 했다. 또 "그것은 한 사람의 일러스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묘사 등 함께 하는 사람들로 인해 더욱 완성도가 올라간다"며 '함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가 명일방주의 성공 요인으로 '팀의 단결력'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 나라 한국까지 와서 구글 매출 6위까지 올랐으니 팀의 단결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한 회사의 대표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좌 명일방주, 우 카운터사이드

 


◇ 류금태 약력
2003년 (주)코그 그랜드체이스 출시(프로그래머 합류)
2007년 (주)코그 엘소드 출시(초대 총괄PD)
2014년 (주)나딕게임즈 클로저스 출시(총괄PD)
2016년 (주)나딕게임즈 퇴사
2017년 (주)스튜디오비사이드 설립
2020년 카운터사이드 출시

류금태는 얼굴은 앳되보이지만 29살 해묘보다 10살 이상 많아 보이는 시니어 프로그래머다. 게임 개발 경력이 더 많다는 얘기다. 약 16년 전 출시된 코그(KOG)의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 개발자로 합류한 것이 게임 업계 첫 입문이다. 이후 엘소드와 클로저스 개발에 참여하여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나딕게임즈를 나와 스튜디오비사이드 회사를 설립, 넥슨과 함께 카운터사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가 만들고 있거나 만든 게임은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비주얼을 갖고 있고, 서브컬처 장르의 캐릭터가 등장하다는 점에서 해묘가 개발에 참여한 소녀전선이나 명일방주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하나의 차이가 있으니 메인 플레이가 액션이라는 점이다. 그가 현재 만들고 있는 카운더사이드는 횡스크롤 액션에 기반한 어반 판타지 RPG다. 전략이 돋보이는 디펜스게임인 명일방주와 큰 차이가 있다. 

류금태가 생각하는 게임에 대한 가치관은 어떤 것일까? 그는 좋은 캐릭터를 만드는 전략으로 비주얼을 꼽았다. 외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개연성은 중요하지만 꼭 현실성을 추구할 필요는 필요는 없다고 했고, 세계관을 구성할 때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세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동시에 만든다고 했던 해묘의 게임 제작 방식과 비슷하다. 둘 다 세계관보다 캐릭터를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같다. 

또, 서브컬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이어야 하고,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도 그렇고, 자신의 게임을 좋아해줄 사람을 위해 게임은 만들어야 한다는 두 사람의 철학이 닮았다. 


◇ 명일방주 VS 카운터사이드...서브컬처게임 한중전

명일방주는 오묘한 맛이 있다. 2챕터에서 막히고, 6성 뽑았는데 코스트 때문에 필요가 없어지며, 이것저것 신경 써야할 것이 많은, 이해하기 힘든 '골치 아픈 게임'이다. 자동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에게는 어려운 게임이다. 콧대 높은 여인 같다. 그래서 더 잘 나간다. 인기, 매출 둘 다 잡았다. 

명일방주가 '전략'이라면 카운터사이드는 '액션'이다. 시원함이 있다. 엘소드를 만들 때 추구했던 요소가 카운터사이드에도 있다. 일본풍 캐릭터, 실시간 액션과 화려한 필살기, 횡스크롤 시점 등이다. 전략과 액션이라는 차이만 제외하면 두 작품은 상당히 닮았다. 카운터사이드 자체가 소녀전선이나 벽람항로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기 때문. 서브컬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일러스트는 명일방주를 뛰어넘는다는 느낌도 있다. 여기에 편성이나 회사 개념이 있다는 것과 채용 개념이 있다는 점, '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 등에서 명일방주와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CBT에서는 기대가 컸던 것인지, 여러 지적사항이 나왔다. 얼마나 개선을 하고 나올지가 관건이다. 한중 두 나라의 서브컬처 게임 대가의 대결인만큼,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오는 4일 불꽃 튀기는 서브컬처게임 한중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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